개와고양이의시간 1
개와고양이의시간 1

 감성을 촉촉히 적셔주는 뮤지컬 <개와 고양의 시간>이 4년 만에 세 번째 시즌 공연으로 대학로 굿씨어터에서 5월 21일부터 8월 10일까지 공연된다.

'개와 고양이의 시간'은 인간이 아닌 개와 고양이의 시선으로 본 세상을 통해 진정한 공감의 의미를 전하는 웰메이드 창작뮤지컬로 뮤지컬 '팬레터'를 함께 작업한 한재은 작가와 박현숙 작곡가 다시 뭉쳐 만든 작품이다.

길에서 나고 살아온 검은 고양이 플루토는 눈을 다쳐 인간에게 구조되고 이제 막 인간과의 생활을 시작했지만 사람을 경계하고 자기 영역으로 돌아가려는 고양이다.

집 밖을 한없이 서성이는 검은 개 '랩터'는 검은 고양이 '플루토'를 보고 자신의 옛 친구 '루이'로 착각하고 작품은 함께 주인을 찾자고 달라붙는다.

공연은 사람을 경계하는 검은 고양이 플루토와 사람을 맹목적으로 믿고 따르는 검은 개 랩터, 두 반려동물의 만남에서 시작된다.

호기심이 많은 플루토는 랩터가 알려주는 프리스비 놀이와 인간에 대한 사실들이 신기하고 재미있기도 하다.

개와 고양이는 서로 다르지만 골목을 누비며 인간에 대해 알아가게 되고 함께하는 시간이 점점 쌓여간다.

인간과 다른 시간을 살고 있는 반려동물들은 어떤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볼까?

무대 위 2명의 배우는 개와 고양이의 관점에서 보는 세상의 모습을 관객들에게 전한다.

외모가 무서운 인상을 풍기지만 따뜻한 마음을 가진 개 랩터 역에 동현/ 윤은오/ 홍성원 배우, 호기심 많고 자유분방하지만 사람들에게 불길하다는 말을 듣고 자란 고양이 플루토 역에 유태율 / 박좌헌/ 니엘이 연기한다.

배우들의 조합마다 다른 케미와 색깔을 느낄 수 있어 여러 번 관람하는 재미가 쏠쏠한 작품이다.

개와고양이의시간 2
개와고양이의시간 2

호기심 많고 자유분방한 검은 고양이와 서툴지만 따뜻한 마음을 가진 검은 도베르만의 시선으로 바라 본 소소한 일상의 순간들이 만들어내는 따뜻한 이야기에 위로 받는다.

개와 고양이 캐릭터가 되어 90분간 무대에서 연기하고 표현한다는 것은 굉장한 열정이 아니면 힘들다.

지난 26일 랩터 역에 윤은오, 플루토 역에 유태율 캐스팅 공연으로 관람했다.

유태율 배우는 무신한 듯 다정한 고양이 플루토 역에 찰떡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지만 랩터 역의 윤은오 배우도 인간에 대한 믿음이 두터운 랩터 역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고양이와 개, 서로 다른 존재가 티키타카 하는 모습이 귀엽고 사랑스럽고 관객들에게 따뜻한 미소와 깊은 여운을 안겨준다.

무대는 군더더기 없이 담백하지만 두 배우의 섬세한 연기와 친근한 일상의 대사, 조용히 스며드는 서정적인 넘버들은 관객의 상상을 자극한다.

소극장 특유의 관객과의 거리가 없는 무대도 몰입감을 주기 충분했다.

반려동물을 키워 본 사람이라면 고양이. 강아지와 함께 한 소중한 시간을 잊을 수 없다.

이들에게 준 것 보다 받은 사랑과 위로가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관람하면서 오래전 무지개다리를 건넌 우리 댕댕이와의 추억이 떠올라 울컥 울컥.

보내고 너무 힘들어서 '다신 기르지 말아야지' 결심했지만 다시 생각하면 댕댕이가 있어서 행복했던 시간이 많았기 때문에 헤어짐 마저도 감수해야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문득 든다.

서로 깊게 교감한다면 우리가 헤어지더라도 언젠가 다시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이 작품의 매력은 반려묘나 반려견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감이 많이 되는 작품이다.

물론 아직도 반려동물을 학대하고 괴롭히는 사람들도 있지만 반려동물을 기르지 않는 사람이라도 작품을 통해 서로 다른 존재에 대해 이해하고 충분히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작품이다.

차가운 현실 속에서 서로 다른 존재가 만나 위로를 주며 바쁜 일상 속 잠시 멈춰 서서 마음 깊은 곳을 들여다보게 한다.

뮤지컬 <개와 고양이의 하루>는 에드거 앨런 포의 '검은 고양이'를 모티브로 사용해 후반부 끔찍한 반전도 기다리고 있다.

뮤지컬 <개와 고양이의 시간>은 8월 10일까지 대학로 굿씨어터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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