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대 위, 왼쪽 벽에 걸린 커다란 디지털 시계의 숫자가 빠르게 바뀐다. 붉게 깜빡이는 숫자의 움직임을 따라 객석도 ‘귀신이 나오는 집’을 찾은 방문자가 된다. 그리고 마침내 2시 22분이 되는 바로 그 순간이 찾아온다.
초연 이후 2년 만에 돌아온 연극 '2시22분-어 고스트 스토리(A GHOST STORY)'(이하 ‘2시 22분’)가 9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세종M씨어터에서 프레스콜 행사를 진행했다. 이날 프레스콜에 참석한 김태훈 연출은 “우리 모두 초연을 했던 만큼 재연에서는 촘촘함의 밀도를 높이고자 했다”고 말해 기대감을 높였다.
2023년 국내서 초연된 연극 ‘2시 22분’은 과학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현상을 중심에 두고, 네 인물이 각기 다른 관점과 신념으로 맞부딪히며 이야기가 진행된다. 관객들은 무대 위에서 오가는 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서로를 향한 감정과 과거의 흔적들이 미묘하게 얽혀 있음을 깨닫고, 클라이맥스가 될 ‘2시 22분’을 향해 함께 내달리게 된다.

김 연출은 “이번에 연습을 하면서 인물 안의 얼개들을 좀 더 촘촘히 가져가려고 했다”며 “인물들 간의 관계에서도 밀도를 높이려고 했고, 상황마다 인물들이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들에 대해 굉장히 많이 토론하고 나아가면서 준비했다”고 강조했다.
밀도에 집중해 극의 완성도를 보다 높일 수 있었던 데는 초연에 이어 다시 모인 배우들과 창작진의 힘이 컸다. 제니 역의 아이비와 박지연, 샘 역의 최영준·김지철을 비롯해 로렌 역의 방진의·임강희, 벤 역의 차용학·양승리 등 초연 멤버가 전원 다시 돌아왔다.
다시 한번 최영준과 함께 샘 역할을 연기하게 된 김지철은 “초연에 이어 재연까지 같은 멤버로 공연하는 게 처음인데 연습 내내 즐거웠고 지금도 행복하다”며 “마지막까지 행복하게 할 예정”이라고 탄탄한 팀워크를 강조했다.

대화가 중요한 극인만큼, 관객들을 집중시키기 위해서는 대사도 중요하다. 이 때문에 초연부터 번역가 황석희가 참여해 인물들의 대사에서 말맛을 최대한 살려냈다. 대화를 통해 진실로 다가가는 과정에서 긴장감을 더해주고, 관객들을 깜짝 놀라게 할 ‘2시 22분’ 특유의 사운드도 여전하다.
전반적으로 초연과 비교했을 때 변화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영준은 “엄청 크게 달라졌다는 생각은 안 든다. 세세하게, 정말 짧은 호흡들에 차이가 있는데 초연을 기억하시는 분들이라면 ‘어?’ 하고 보실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박지연은 "많은 것들을 말씀드리고 싶지만 스포일러가 되기 때문에 이야기할 수 없다는 게 아쉽다. 2막까지 보시면 궁금증이 다 풀어지실 것“이라며 "더운 여름 한국에서 가장 '핫'하고 재미있는 공연이다. 절대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5일 개막한 '2시22분'은 세종문화회관 세종M씨어터에서 다음 달 16일까지 상연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