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극 '사의 찬미' 프레스콜이 10일 오후 강서구 마곡동 LG아트센터 U+스테이지에서 열렸다.
연극 '사의 찬미'는 한국 최초의 소프라노 가수 윤심덕과 극작가 김우진의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를 바탕으로 1920년대 격동의 시대를 살아간 젊은이들의 사랑과 자유, 예술에 대한 열망을 그린 작품이다.
1990년 5월, 극단 실험극장 30주년 기념작으로 윤대성 작, 윤호진 연출, 윤석화, 송영창, 송승환 주연의 당대 최고 흥행작으로 윤대성 원작의 밀도 깊은 서사에 현대적 감각과 정서를 더해 새롭게 재창작 되었다.
당대를 흔든 비운의 소프라노 윤심덕 역에 전소민 서예화 /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고뇌하는 극작가 김우진 역에 이충주 윤시윤 / 예술과 자유, 사랑을 갈망하는 조선 최초의 여성화가 나혜석 역에 양지원 이예원 / 윤심덕과 김우진의 인연을 잇는 조력자 홍난파 역에 이시강 도지한 / 지적인 냉소와 유머를 오가는 일본 형사 요시다 역에 박윤희 김태향 / 조혼으로 외로운 삶을 살아온 김우진의 아내 정점효 역에 박수야 등 섬세한 연기를 선보여 온 실력파 배우들이 캐스팅되어 무대에 오른다.

이날 프레스콜에 배우 손숙이 진행자로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배우 손숙은 "이 연극을 기획하고 제작한 전용석 대표와 오랜 인연이 있어 나왔다. 사회 볼 군번은 아닌데 젊은 친구들이 연극을 하는데 도와줄까 싶어 나왔다. 30여 년 전에 윤석화, 송영창, 송승환 등이 이 작품을 공연했던게 생각 난다. 이 작품을 보면서 한가지 느꼈던게 윤심덕 역의 윤석화가 정말 잘한다라고'는 윤대성이 쓴 작품과는 좀 틀린 것 같다. '사의 찬미'라기 보다는 그 시절 개화기에 지성인들, 신식 공부를 했던 사람들의 사랑과 인생과 예술에 대한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그 시절에는 봉건 문화와 신문화가 부딪히던 시절이라 허무주의, 낭만주의가 판치던 시절이는데 그 시절의 이야기를 젊은 친구들이 어떻게 만들었는지 잘 봐주시고 많이 도와주기를 부탁드린다."라고 당부했다.
프레스콜은 공연 하이라이트 장면 시연과 기자 간담회, 포토타임 순으로 진행되었다.
[주요 장면 시연]






1928년 파리, 한 폭의 자화상 앞에 앉은 '로미'와 '나혜석'이 사랑과 자유에 대한 이야기를 나무며 시작된다.
조선 최초의 소프라노이자 일제강점기 신여성의 대표주자 윤심덕과 우리나라 최초의 신극 운동을 일으킨 천재 극작가 김우진의 사랑 이야기를 들으며 진정한 자유를 발견한 나혜석은 조선으로 돌아갈 결심을 한다.
새롭게 올려지는 연극 '사의 찬미'는 기존의 올려진 '사의 찬미' 작품들과는 전혀 다른 작품처럼 느껴진다.
김우진, 윤심덕의 이야기에 홍난파 그리고 나혜석이라는 인물의 서사가 더해져 한 시대를 풍미한 두 신여성의 이야기가 무대 위에서 펼쳐진다.
[기자 간담회]
이연우 연출은 "원작이 너무 좋아서 이런 좋은 작품을 내가 할 수 있을까 싶었지만 완성된 걸 보니 행복하다. 자료조사를 하다 한 시대를 살았던 나혜석이라는 인물에 흥미를 가졌고 그래서 나혜석과 윤심덕이 만나면 어땠을까 싶어서 구성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윤심덕과 김우진의 이야기는 불륜인가, 사랑인가에 대한 논란의 중심에 있기도 하다.
김우진은 당시 유부남이었기 때문에 그들의 사랑은 비극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었다.
그들의 연애는 불륜으로 치부되지만 당시 시대적 상황을 보면 단순한 스캔들이 아닌 구습에 대한 몸부림 또는 절절한 사랑과 예술적 열정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이 논쟁은 시대 관념과 현대 관찰자의 시각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여전히 유효하다.
이 작품에서 말하고자 하는 진정한 자유와 사랑은 무엇일까?

'사의 찬미'는 오래된 연극 작품이기도 하지만 드라마 단막극 '사의 찬미', 대학로 스테디셀러 뮤지컬 '사의 찬미' 등 동명의 유명한 작품들이 많다.
전소민은 "연습에 연습을 하면서 관객들 마음에 와 닿을까 너무 많은 고민을 했다. 우리가 기존에 알던 인물과 거리가 있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조금 다른 해석과 성격과 여러가지를 차별화를 둔다면 보시는 분이 새로운 윤심덕에게 조금더 가깝게 반겨주시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있다. 부담을 안고 최선을 다해 성과를 내도록 하겠다."
이어 "윤심덕은 자유를 꿈꾸는 당당한 인물이지만 복잡한 내면을 가진 인물이기도 하다. 시대와 상황은 다르지만 심덕의 많은 대사가 내 마음에 와닿았다. 심덕을 통해 치유하고 표현하고 알려드리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전소민과 서예화 두 배우가 윤심덕의 복합적인 내면을 어떻게 설득력 있게 그려낼지 기대된다.

김우진 역의 윤시윤은 "김우진과 윤심덕의 사랑과 죽음을 다뤘지만 멜로물로 접근하지 않으려고 했다. 위대한 사랑 이야기로 가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고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 이것이 사랑인지 사랑의 도피인지는 관객들이 판단할 부분인 것 같다. 아름답게만 포장하려 하지 않았다."라며 수없이 고민했음을 전했다.

만석꾼의 아들로 무엇 하나 부족할 것 없는 인물인 김우진이 왜 윤심덕과 현해탄에 물을 던졌는지 조혼으로 외로운 삶을 살아야 했던 김우진의 아내의 아픔 또한 어떻게 표현될지 기대된다.
'사의 찬미'가 오랜 기간 꾸준히 사랑받는 이유에는 격동의 시대를 살아간 젊은이들의 사랑과 자유, 예술에 대한 열망을 윤심덕이라는 당당한 인물을 통해 심도 있게 담아내고 있기 때문 아닌가 싶다.
이 작품이 가진 힘을 느끼고 싶은 관객들은 공연장에서 직접 확인해 보면 좋을 것 같다.
연극 '사의 찬미'는 오는 11일부터 8월 17일까지 LG아트센터 U+스테이지에서 공연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