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억 이석준과 제이크역 이석준
조이억 이석준과 제이크역 이석준

 ​캐나다 극작가 '브래드 프레이저'의 킬미나우는 2013년 캐나다에서 초연된 되고 3년 후 한국에서 초연된 작품이다.

연극 ‘킬 미 나우’는 장애를 지닌 아들 조이, 그를 헌신적으로 돌보는 아버지 제이크, 그리고 가족과 친구들로 장애인의 성, 죽음, 삶의 질, 결코 가볍지 않은 주제를 다루지만 사랑과 헌신, 인간의 존엄에 대해 밀도 있게 다루고 있어 그 어떤 드라마 보다 따뜻하고 단단한 작품이다.

이 연극을 관람할 때 필수 준비물이 있다. 바로 손수건이다.

공연은 인터미션 없이 약 130분간으로 중간 퇴장은 재입장을 할 수 없다.

커튼콜 포함 사진이나 영상 촬영은 금지지만 커튼콜 주간에는 가능하다고 하니 참조하자.

무대 사진
무대 사진

​올해로 개관 20주년을 맞은 충무아트홀은 리모델링을 마치고 중극장은 세련된 원형 무대로 새롭게 단장했다.

관객석도 지그재그 형태로 배치되어 키가 작은 나도 시야가 탁 트여 극에 몰입할 수 있다.

 

​나한테 심각한 장애를 가진 아들이 있어.

나한테 나는 없어. -제이크-

​나도 보통 사람처럼 살고 싶어.-조이

 

"사랑하는 사람을 더 이상 돌볼 수 없을 때, 우리는 서로를 어떻게 지켜야 할까?"

장애를 둔 가족이라면 누구나 이런 고민을 하고 있지 않을까?

육체적 정신적으로 한계에 부딪쳤을 때 인간답게 살기 위한 삶의 질 또한 무척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누군가를 지키기 위해 때론 자기 자신을 지우며 살아간다.

그것이 사랑이라 믿으니까.

지적. 신체적 장애를 가진 이들도 꿈이 있고 성적 욕구가 있고 스스로의 삶을 살아가고 싶은 열망이 있다.

하지만 세상에서 그 목소리는 허공으로 흩어진다.

그리고 내 주변 어딘가에 있을 것 같은 아픔을 감싸 안는 따뜻한 사람들.

이 작품에 나오는 캐릭터들은 저마다의 아픔을 가진 사람들로 서로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끊임없는 희생을 하는 세상에 둘도 없이 선한 사람들이다.

하지만 늘 괜찮은 척 자신의 감정을 꾹꾹 누르고 희생하는 그들의 모습에서 자신이란 존재는 없는 것 같아 슬프다.

무거운 이야기임에도 막상 눈앞에 펼쳐지는 이야기를 보고 있자니 그 무게가 내 안에 조용히 스며들고 따뜻하게 가슴에 와닿았다.

​믿고 보는 배우들이 만든 밀도 높은 무대.

아버지는 아들을 향한 가장 고통스럽지만 숭고한 결정을 내리는 마지막 장면에서 다섯 배우들의 연기가 폭발하듯 터지는데, 관객석 곳곳에서 울음이 터져 나왔다.

존엄한 삶과 존엄한 죽음이라는 이름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을까?

'나라도 저런 선택을 하지 않을까'라는 질문이 공연이 끝난 후에도 오래도록 마음속에 머물렀다.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먹먹해 외면하고 싶지만 특별하지만 평범한 그들의 이야기는 아닌 어쩌면 우리 부모님의 이야기가 될 수 있고 내 아이, 내 친구의 이야기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자간의 사랑을 표현하는 오브제 욕조
부자간의 사랑을 표현하는 오브제 욕조

​사랑하는 이를 더 이상 지켜줄 수 없을 때,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연극 <킬 미 나우>는 그저 눈물 펑펑 나는 작품이 아니다.

우리 사회의 약자인 장애인과 가족들의 돌봄과 인간의 삶과 존엄성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만드는 시간이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이 작품을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커튼콜 1
커튼콜 1
커튼콜 2
커튼콜 2

​커튼콜이 끝났는데도 관객들은 쉽게 자리를 뜨지 못했다.

파도처럼 밀려온 감정이 가슴을 가득 채우고, 누가도 먼저 일어설 수 없었던 순간.

연극 <킬 미 나우>는 충무아트센터에서 8월 17일까지 공연된다.

▣공연 정보

출연진 :이석준, 배수빈, 최석진, 김시유,이석준,

전익령,이지현, 이진희, 이지혜, 허영손, 곽다인

공연기간 :2025. 6. 6~ 8. 17

장소 :충무아트홀 중극장 블랙

관람시간: 약 130분 (인터미션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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