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세기 런던을 뒤흔든 ‘셰익스피어 위작 사건’을 모티브로 한 뮤지컬 <윌리엄과 윌리엄의 윌리엄 들>이 캐릭터 포스터를 공개했다. 이번에 공개된 포스터는 작품의 주요 키워드인 ‘위작’을 시각적 으로 녹여내며, 각 배우들이 연기할 캐릭터의 매력을 강렬하게 드러낸다. 인물들은 액자를 넘나들 며, 미술관의 작품인듯 아닌듯 모호한 분위기를 담아내 궁금증을 자아낸다.
뮤지컬 <윌리엄과 윌리엄의 윌리엄들>은 셰익스피어의 이름을 둘러싼 허위와 진실, 자신을 잃어 가는 아버지와 아들, 그리고 이들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 놓은 세기의 재판을 무대로 풀어낸 작 품이다.
셰익스피어 사후 200년쯤 지난 1796년 4월, 런던의 한 극장(Drury Lane Theatre)에서는 모두의 이 목을 집중시킨 한 편의 희곡이 상연됐다. ‘윌리엄 헨리 아일랜드’와 그의 아버지 ‘윌리엄 사무엘 아일랜드’가 셰익스피어의 미발표 희곡이라며 세상에 처음 공개한 ‘보르티게른(Vortigern and Rowena)’. 하지만 턱없이 낮은 완성도에 관객들의 비난과 야유가 빗발쳤고 첫 공연을 끝으로 막 을 내린다.
작품의 실패는 그간 윌리엄 부자가 공개한 문건들도 위조일 것이라는 주장에 힘을 실 었고, 위조의 증거들 역시 속속 드러났다. 셰익스피어의 유물 공개와 그것의 진위여부로 온 런던 을 들끓게 했던 윌리엄 헨리 아일랜드는 1796년과 1805년에 두 차례의 고백서를 통해 자신의 위 조 사실을 밝혔지만 세상은 이를 외면했다.
대단했던 스캔들도, 인기와 명성을 누렸던 스캔들의 주인공도 순식간에 조용히 잊혀진 것이다. 뮤지컬 <윌리엄과 윌리엄의 윌리엄들>은 이 놀라운 실 화를 극적 상상력으로 재구성하고 중독성 강한 음악을 더해 작품을 완성했다.

아들이 건넨 셰익스피어 유물 덕에 난생처음 맛본 명성에 취한 아버지 ‘윌리엄 사무엘 아일랜드’ 역의 김수용, 이경수, 박유덕은 타인의 인정과 명성이라는 액자 속에 갇힌 인물을 표현해냈다. 자 신의 예술에 대해 고뇌하면서도 타인의 작품으로 얻은 명성을 놓지 못하는 사무엘의 다양한 면모 를 무대 위에서 풀어낼 예정이다.
임강성∙김지철∙이석준 갈등과 선택의 순간마다 나타나 원하는 모든 걸 가져다주는 미지의 신사 ‘H’ 역의 임강성, 김지철, 이석준은 당당하고 자신만만한 포즈로 카메라를 응시한다. 액자라는 틀에 관여하지 않는 듯 자유로운 느낌의 포즈와, 인물의 욕망을 자극하는 속삭임들을 표현하는 대사를 통해 신비롭고도 유혹 적인 ‘H’라는 인물에 대한 기대감을 증폭시킨다.
아버지를 기쁘게 하고 싶었다는 작은 거짓말로, 어느 순간 런던 최대 스캔들의 주인공이 되어버 린 아들 ‘윌리엄 헨리 아일랜드’ 역의 강찬, 이진우, 강병훈은 꿈을 꾸는 듯한 표정으로 헨리의 순 수함을 드러낸다. 위작과 진실, 그 사이에서 흔들리면서도 자신만의 이야기를 통해 진정한 나를 찾아가는 헨리를 표현해냈다.
<윌리엄과 윌리엄의 윌리엄들>은 진실을 감춘 채 타인의 시선을 좇다 결국 자기 자신을 잃어가 지만 마침내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이고 스스로를 구원하는 헨리의 여정을 따라간다. 헨리 가 만들어낸 거짓말이 세상을 속이고, 셰익스피어의 작품이 위작이라는 진실이 헨리 자신을 속이 게 된다. 이 과정을 통해 타인의 인정보다 스스로를 인정하는 일이 더 어렵고, 더 소중하며, 결국 더 큰 자유를 가져다준다고. 내가 나를 받아들이는 순간, 비로소 우리가 쓰는 이야기가 진짜 인생 이 된다는 따뜻한 울림과 위로를 전한다.
한층 깊어진 감성과 완성도로 관객들을 찾아갈 뮤지컬 <윌리엄과 윌리엄의 윌리엄들>은 9월 16 일부터 11월 30일까지 NOL 서경스퀘어 스콘 2관에서 공연되며, NOL 티켓(인터파크), 연극열전 홈페이지에서 예매 가능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