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한 해 <저수지의 인어> <노민호와 주리애> <산난기>를 연이어 선보이며, 현 시대의 사회적 화두를 다양한 형식으로 풀어낸 극단 ‘달팽이주파수’가 오는 10월 16일, 동숭무대 소극장에서 연극 <경계인(작가 송천영, 각색ㆍ연출 이원재)>으로 또 한 번 관객과 만난다.
연극 <경계인>은 사물과 존재를 구분하는 공간적·존재적 한계로서의 ‘경계(境界)’와, 옳고 그름·도리와 질서를 가르는 도덕적 분별로서의 ‘경계(經界)’라는 이중적 의미에서 출발한다.
송천영 작가는 이번 작품에 대해 “삶의 매 순간이 어떤 경계에서 중심을 잡으려는 끝없는 투쟁과 같다. 우리 사회의 불합리한 일들, 힘의 불균형 앞에서도 완전히 흐트러지지 않기 위해 버티는 노력이 결국 인생의 본질일지도 모르겠다.”라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고 밝혔다.
제21회 ‘월드 2인극 페스티벌’ 희곡상을 수상한 연극 <경계인>은 우리가 현실 속에서 마주하는 수많은 ‘경계’ 앞에서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존엄을 지키려는 노숙자 부자(父子)의 일상을 블랙코미디로 그려 주목받은 바 있다.
아버지와 아들은 공항, 강변, 노숙자 쉼터를 오가며 우리 사회의 불합리와 소외, 거대한 갈등을 마주한다. 그 과정에서 아버지는 점차 혼자만의 고립된 세상으로 깊이 들어가고, 아들은 주변인과 사회의 도움을 받으며 평범한 삶을 꿈꾼다. 작품은 이처럼 두 사람의 상반된 선택과 시선을 단순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부자라는 필연적 관계를 통해 긴장감을 만든다. 그리고 대화와 독백을 오가며 극단적인 상황에서조차 초연하다 못해 하찮게 느껴지는 대화를 통해 블랙 코미디 특유의 날카로운 웃음으로 풀어낸다.
아버지 역에는 연극 <사의 찬미> <세일즈 맨의 죽음> <저수지의 인어> <여보 나도 할 말 있어>를 통해 관객들에게 깊이 있는 캐릭터 해석과 묵직한 감정을 전달해 온 ‘김태향’과 연극 <한여름 밤의 꿈> <앨리스의 커피캡슐> <사랑에 스치다> 등에서 섬세한 연기로 작품의 몰입도를 높이는 ‘오동욱’이 더블 캐스팅되어 내공있는 연기로 관객을 웃고 울릴 예정이다. 아들 역에는 <한여름 밤의 꿈> <홈 스윗홈:집으로뛰어!> <도어 투 도어> <깃털 공룡> 등 매 작품마다 무대 위 존재감을 드러내며 작품의 숨결을 불러 넣은 ‘김태훈’과 <한여름 밤의 꿈> <밥을 먹다> <고시원> 등에서 안정적인 연기로 관객을 집중시킨 ‘이주한’이 출연하여 극의 긴장감을 담아낸다.
연극 <경계인>은 아버지와 아들의 애달픈 일상을 통해 우리가 하루하루를 살아가며 마주하는 수많은 경계와 선택에 이야기한다. 본 작품은 서울문화재단의 『2025년 서울메세나 지원사업』의 선정작으로, 10월 16일(목)부터 10월 26일(일)까지 동숭무대 소극장에서 공연된다. 전석 4만 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