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막심 드 윈터 엄기준‧민영기‧송창의‧정성화, 나 이지혜‧김금나‧에프엑스 루나, 덴버스 부인 옥주현‧김선영‧신영숙의 ‘레베카’는 데프니 듀 모리에 동명소설을 바탕으로 했으며 스릴러의 거장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흑백영화로도 유명하다.
‘엘리자벳’ ‘모차르트!’ ‘마리 앙투아네트’ ‘레이디 베스’ 등의 작가·작사가·작곡가 콤비 미하엘 쿤체와 실베스터 르베이가 꾸린 넘버 역시 긴장감 넘친다. 뮤지컬 ‘레베카’는 원작 소설의 구성과 히치콕 영화의 긴장감에 음악과 무대예술을 더해 멋진 볼거리를 제공한다.
‘레베카’의 주인공은 레베카가 아니다. 주인공은 작중화자인 ‘나’이다. ‘나’는 수다스러운 미국인 반 호퍼 부인의 개인비서 겸 말동무이다. 어느 날 ‘나’는 몬테카를로 호텔에서 멋진 남자 막심 드 윈터를 만난다. 그는 얼마 전 아내(레베카)와 사별한 중후한 신사이다. 둘은 첫눈에 사랑에 빠지고 결혼에 이르게 되고 ‘나’는 드 윈터 부인이 되어 웅장한 멘덜리 저택의 안주인이 된다. 음침하고 과묵한 집사인 덴버스 부인의 카리스마는 ‘나’를 주눅들게 만들고 죽은 레베카에 대한 그녀의 집착과 광기는 ‘나’를 공포에 떨게 한다. 시간이 흐르며 ‘나’는 멘덜리 저택의 어두운 과거와 남편의 숨겨진 비밀, 그리고 팜므파탈(Femme fatale: 프랑스어로 '치명적인 여자'란 뜻이며 화려한 외모와 선정적인 몸매로 남자를 유혹한 후 파멸로 이끄는 악녀를 뜻함.)이었던 레베카의 삶에 대해 알게 된다.
뮤지컬 ‘레베카’는 멋진 넘버로 유명한 작품이다. 덴버스 부인의 ‘레베카’와 막심이 절규하듯 부르짖는 ‘칼날 같은 그 미소’와 함께 모든 캐릭터들이 각기 내세울만한 자신들만의 넘버가 있다. 뮤지컬 ‘레베카’의 결정적인 장면은 덴버스와 ‘나’가 격돌하는 ‘저 바다로 뛰어!’와 극도의 긴장감이 감도는 극의 분위기를 단박에 전환시키는 ‘아임 아메리칸 우먼’(I’m An American Woman)이다.
뮤지컬 ‘레베카’는 원작의 긴장감을 잘 살린 탄탄한 스토리에 풍성한 음악과 매혹적인 넘버로 보는 내내 다른 생각을 할 수 없게 만든다. 공연을 함께한 수많은 관객은 밖으로 나가는 순간에도 덴버스 부인의 절제되고 비장한 표정, 순간마다 남기는 잔상, 전율을 안기는 가창력을 떠올리게 될 것이다. 전율과 감동의 뮤지컬 ‘레베카’는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11월 12일까지 공연된다.
<김정민 편집위원>
공연일정: 11월 12일까지 / 공연시간: 화목금 8시 / 수 3시, 8시 / 토일공휴일 3시, 7시/ 출연: 민영기,정성화,엄기준,송창의,김선영,신영숙,옥주현 등/ 공연장소: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 / 관람가격: VIP석 14만 원, R석 12만 원, S석 8만 원, A석 6만 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