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 스튜디오의 새 영화 '토르:라그나로크'가 예매 순위 선두를 달리며 주말 흥행을 예고하고 있다. 이번 작품은 '토르:천둥의 신'(2011)(169만명) '토르:다크 월드'(2013)(303만명)로 이어지는 '토르' 시리즈 세 번째 영화다.

토르는 1,2,3편의 감독이 모두 다르다. 감독이 달라지면서 작품의 색깔도 확연히 달라졌다. 첫번째 토르는 신으로 태어난 토르가 슈퍼 히어로가 되는 배경을 그렸고 두번째 토르는 어둠의 종족에 맞서 세상을 구했다. 세번째 토르는 뉴질랜드 출신의 타이가 와이티티 감독 특유의 연출로 전체적으로 가벼워진 분위기, 독창적인 액션과 많아진 웃음요소, 빠른 전개가 돋보인다.

이 영화의 배경은 우주다. 토르의 고향인 아스가르드를 중심으로 새롭게 등장하는 행성인 사카아르에서 우주 액션극이 펼쳐진다. 우주를 배경으로 하기에 화려한 CG는 필수다. 사카아르 행성은 아스가르드와는 다른 컬러풀한 색채의 행성으로 총괄 제작자 케빈 파이기가 "마블 영화 사상 가장 대담한 행성"이라고 말할 만큼 많은 볼거리를 제공한다. 토르역의 크리스 헴스워스를 비롯해서 헐크(마크 러팔로 분)가 새롭게 합류를 하고 로키역의 톰 히들스턴과 헬라 역으로 분한 케이트 블란쳇, 여기에 발키리 역으로 출연한 테사 톰슨과 제프 골드브럼, 아드리스 엘바, 안소니 홉킨스가 등장하는 ‘토르:라그나로크’는 처음부터 끝까지 영화를 관통하는 유쾌한 에너지로 가득 차 있다.

오랜 기다림 끝에 마침내 세상으로 나온 죽음의 여신 헬라. 헬라는 자신의 통치 하에서 모든 왕국을 정복하는 아스가르드를 꿈꾸고, 동생 로키와 함께 아버지 오딘을 찾아 나선 토르는 헬라에게 자신의 망치 묠니르마저 잃게 된다. 헬라에게 순식간에 당해 외딴 행성에 떨어진 토르는 그랜드마스터가 주최하는 스포츠에 노예 검투사로 팔려가서 전투를 벌이는데 대결상대가 다름아닌 인크레더블 헐크!! 그러나 좌절은 잠시, 아버지의 뒤를 이어 아스가르드의 백성들을 보살펴야 할 토르는 동료들과 함께 헬라와 라그나로크를 막아내기 위해 리벤져스라는 팀을 결성한다. 영화제목 라그나로크(신들의 몰락)이 의미하듯이 아스가르드는 죽음의 여신 헬라의 침략으로 세상의 종말이라는 위기에 처하게 되는데….

토르 영화에서는 토르와 로키 두 형제의 이야기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전 영화에서 사라졌던 로키가 살아나 토르와 호흡을 맞춘다. 어린 소년들처럼 다투다가 또 다시 뒤통수를 치는 로키의 행동 변화 등 시시각각 변하는 형제의 관계가 웃음을 선사한다. 아스가르드의 왕족, 신, 어벤져스의 영웅인 토르가 로키 앞에서만 짓궂은 형이 되는 모습은 토르 팬들의 마음을 충분히 만족시켜줄 것으로 보인다. 로키 팬들이라면 이번 영화의 검투사 대결장면에서 토르가 패대기쳐질 때 로키의 표정을 꼭 보길 바란다. 얄밉지만 미워할 수 없는 로키의 표정이 압권이다. 토르는 여전히 허당 끼가 있다. 신으로서 중후한 모습을 보이려하지만 쉴 새 없이 무너지는 모습으로 관객의 배꼽을 잡는다. 무섭고 공포스러운 헐크를 기억하고 있다면, 이번 ‘토르:라그나로크’에서 생각이 확 바뀔 것이다. 헐크는 깜찍하고 귀엽게 등장한다. 덧붙이자면 마블 영화가 그러하듯이 '토르:라그나로크' 역시 전작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지루하지 않게 볼 수 있다. 최소한 '토르' 시리즈 2편과 '어벤져스' 시리즈 2편은 보고 영화를 만나는 게 좋다. 스토리 면에서는 개연성이 없는 허술한 지점이 있어 다소 아쉽지만 토르영화 중에는 세 번째 영화인 ‘토르:라그나로크’가 제일 재미있다. 예매 점유율이 67%에 이르는 만큼 가족과 함께 가서 볼 수 있는 영화로 추천한다.

 

장르: 액션·모험·판타지 / 감독: 타이카 와이티티 / 출연: 크리스 헴스워드, 마크 러팔로, 톰 히들스턴, 케이트 블란쳇 / 개봉: 2017.10.25

 

<김정민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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