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년 2월 25일까지 아트원씨어터에서
연극 ‘거미여인의 키스’ 프레스콜이 지난 15일 오후 2시 서울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2관에서 열렸다. 연극 ‘거미여인의 키스’는 자신이 여자라고 믿고 있는 남자 몰리나와 냉철한 반정부주의자인 발렌틴이 서로 다른 사상과 이념을 극복하고 서로를 이해하고 받아들여가는 과정을 다룬 작품이다. 마누엘 푸익의 대표작으로써 1992년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초연됐고, 1993년 브로드웨이 공연을 통해 그 해 토니 어워즈에서 작곡상,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을 포함하여 총 7개 부문에서 수상의 영광을 누렸다. 이번 공연은 지난 2015년에 이어 문삼화 연출이 번역을 맡은 버전의 재연이다. 지난 공연에 참여했던 이명행, 김호영, 송용진, 김선호가 재연에 출연하며 새로운 캐스트로 몰리나 역에 이이림과 김주헌, 발렌틴 역에 박정복과 문태유가 출연한다.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빌라 데보토 감옥 안의 작은 감방에는 미성년자 성추행 혐의로 구속된 몰리나와 반정부주의자 발렌틴이 함께 복역 중이다. 몰리나는 감옥 생활의 따분한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해 발렌틴에게 영화 이야기를 해주지만, 독재정권에 대한 저항을 최고의 이상으로 여기는 발렌틴은 정치, 사상, 이념에는 전혀 관심이 소극적이고 현실도피적인 몰리나를 적대시한다. 몰리나 역시 차갑고 이성적이며 냉혈한 같은 발렌틴을 이해할 수가 없다. 한편, 몰리나는 자신의 가석방을 조건으로 감옥 소장으로부터 발렌틴에게 반정부조직에 관련된 정보를 캐내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 그러나, 감옥에서의 하루, 하루가 지나갈수록 몰리나의 영화 이야기에 발렌틴은 점점 빠져들어가게 되고, 둘은 서로의 차이점을 받아들이고 이해하면서 조금씩 미묘한 감정에 휩싸여 가게 된다. 몰리나가 곧 석방될거라는 소식에 발렌틴은 반정부조직 동료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려 한다. 자신이 알게되면 혹시라도 소장에게 말해버릴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몰리나는 발렌틴에게 제발 그들에 관한 이야기를 자신에게 하지 말아달라 청하게 된다. 서로의 진심에 자연스레 끌리게 된 몰리나와 발렌틴은 점점 가까워진다.
프레스콜에서는 배우 이이림, 김주헌, 박정복, 문태유가 참석해 약 50분간 1막 2장부터 3장, 1막 5장부터 6장까지 극의 일부를 시연했다. 이어진 기자간담회에서 네 명의 배우들은 진지한 태도로 작품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발렌틴역의 문태유는 ‘‘’거미여인의 키스’가 지닌 대본의 힘에 끌려 출연을 결정했다. 읽을 때마다 매번 느낌이 다르다. 처음에 읽었을 때 어려웠는데 다시 읽으니 쉽고 혼자 읽을 때와 출연배우들과 같이 볼 때는 또 다른 느낌이다.“라고 말했다. 몰리나역의 김주헌은 몰리나가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감정선의 흐름에 주목해달라며 여성성을 표현하는 스카프는 무대에서 감정표현의 기능적인 오브제로 사용된다고 설명했다. 연극 ‘거미여인의 키스’에서 매력적인 장면을 꼽으라는 질문에 대해 이이림은 고문으로 고통 받아 병을 얻은 발렌틴의 변을 닦아주는 장면, 김주헌은 가려워하는 발렌틴의 등을 닦아주는 장면, 박정복은 떠나기 전에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해 주는 장면, 문태유는 몰리나에게 남이 폄하하지 못하게 하라고 약속하며 키스하는 장면등을 각각 꼽았다.
<김정민 편집위원>
공연일정: 2018년 2월 25일까지 / 공연시간: 화-금요일 오후 8시, 토요일 오후 3시와 7시, 일요일 오후 2시와 6시 / 출연: 이명행, 이이림, 김주헌, 김호영, 박정복, 문태유, 김선호 등/ 공연장소: 아트원씨어터 2관 / 관람가격: R석 5만 5천 원, S석 4만 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