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누리당 강남을 김종훈 후보
▲ 민주통합당 강남을 정동영 후보
돌고 돌아 결국 빅매치가 성사됐다. 새누리당이 강남을에 김종훈 前 외교통상부 통상교섭 본부장을 공천함으로써 야권단일화 경선을 통해 강남을 후보로 최종 확정된 민주당 정동영 의원과 빅매치가 성사됐다.

새누리당은 18일 ‘역사관 논란’으로 공천을 취소했던 강남갑·을에 심윤조 전 외교통상부 차관보와 김종훈 전 통상교섭본부장을 공천했다.

특히 을에 공천된 김 후보는 외교 관료 출신이자 한·미FTA 협상을 주도했던 ‘FTA전도사’로 일컬어진다. 

김 후보의 공천으로 강남을에서는 여야의 한·미FTA 대리전이 치열하게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에서는 한·미FTA 폐기를 주장하는 정동영 의원이 나서기 때문이다. 김 후보는 자타가 인정하는 한·미 FTA의 전도사고, 정 의원은 한·미 FTA 폐기론자다. 이로써 선거전을 통한 두 후보 간 치열한 논리 대결이 불가피해졌다. 

그동안 두 후보는 한·미 FTA를 두고 날선 공방을 펼쳐왔다.  FTA 폐기를 주장하는 정 의원은  협상을 주도해 온 김 후보를 "옷만 입은 이완용"이라고 비난해 왔다.

이에 김 후보도 정 의원이 참여정부 고위 관료로 한·미 FTA 협상에 관여했음을 거론하면서 팽팽하게 맞섰다. 

정 의원의 입장은 분명하다. 민주당이 과거의 잘못을 인정하고 공개적으로 사과해야 한다는 것.

‘말 바꾸기’ 지적에 대해서는 “우리가 손님을 초대했는데 품안에 폭탄을 안고 온 격“이라며 ”손님이 폭탄을 품고 왔으면 내쫒아야 한다”고 비유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 의원과 김 후보 모두 이번 선거가 한·미 FTA 사안에 국한되는 것은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정 의원 측 한 관계자는 “굴욕 외교인 한·미 FTA도 중요하지만 국회의원이 FTA 문제로만 되는 것은 아니다”며 “김 후보가 복지와 경제문제 등을 해결 할 수 있겠느냐. 정치적으로 준비되지 않은 후보인 점을 철저히 짚고 넘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김 후보는 “정 의원 측이 한·미 FTA를 선거 쟁점화 하고 있다“며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이 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최대한 설명하고 성장과 복지 정책도 함께 고민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강남을이 새누리당 텃밭이기는 하지만 한·미 FTA가 민감한 사안인 데다 농어촌 등 다른 지역 상황과도 맞물려 판세가 어떻게 변할지는 장담할 수 없다”는 분석을 내놨다.

선거 구도가 지역 현안이 아닌 한·미 FTA 찬반 전선으로 확대돼 예측 불가능해질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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