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권 단일화 과정에서 박영선 민주당 후보를 누르고 다시 집권여당인 한나라당 나 후보를 누른 것이 이번 선거의 최대 이슈인 셈이다. 이는 유권자들의 새로운 정치에 대한 갈망이 점차 커지고 있다는 반증인 동시에 기성 정당에 대한 불신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투표일 당시 투표율이 48%를 넘을 경우 박 후보가, 반대로 넘지 못할 경우 나 후보가 유리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서울시장 투표율이 최종 48.6%라는 수치를 기록해 서울시민들이 이번 선거에 가진 관심은 컸다. 결과는 박원순 후보가 215만8476표(53.4%)로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46.2%)를 큰 차로 눌렀다.
투표 당일 오전 투표율 집계가 시작되면서 승리를 예감한 쪽은 박 후보 측이었다. 출근시간대를 이용한 젊은층들의 투표 발길이 이어지며 지난해 6·2지방선거(서울시장) 때보다 투표율이 높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오 기준 투표율이 6·2지방선거 때보다 0.9%포인트 하회한 것으로 집계되면서 박원순 후보 측에 기울었던 분위기는 오후 늦게까지 나경원 후보 측으로 옮겨갔다. 특히, 서초구·강남구·송파구 등 강남3권의 투표율이 평균을 웃돌며 나경원 후보 측에 힘을 실어주는 듯 보였다.
그러나 승리의 분위기는 방송 3사의 출구조사가 발표되면서 다시 박원순 후보 측으로 옮겨왔다. 출구조사 결과 박원순 후보가 54.4% 득표율을 기록하며, 나경원 후보 45.2%보다 9.2% 포인트 높았기 때문이다. 오차범위를 계산하더라도 사실상 박원순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 된 결과였다. 실제로 투표함 개봉 결과 박 후보는 전체 투표수 406만6557표 가운데 53.40%인 215만8476표를 획득했다. 나 후보가 얻은 표는 186만7880표로 득표율이 46.21%에 그쳤다. 박 후보와의 득표율 차이는 7.19%포인트였다.
또한 방송3사는 이번 출구조사 결과를 토대로 박 후보의 승리에 결정적으로 미친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지역별·세대별 투표 양상을 분석했다.
여기에서 박 후보는 서울의 4개 권역 중 북동권·북서권·남서권 등 3개 권역에서 압도적 우위를 차지했다. 반면 나경원 후보는 한나라당 강세지역인 강남3구인 서초구·강남구·송파구에서 박 후보를 앞섰지만 그 차이가 한 자릿수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박 후보의 각 자치구별 상위 1,2,3위 득표율을 보인 곳은 관악구(62.74%), 마포구(57.66%), 강북구(56.98%) 순이었고, 나 후보의 서울시 25개 자치구별 상위 1,2,3위는 강남구(61.33%), 서초구(60.12%), 용산구(51.82%)로 나타났다. 작년 6.2 지방선거에서 당시 오세훈 후보가 강남 서초 송파 지역에서 몰표가 나와 당선이 됐으나 이번 선거에서는 송파지역이 51.12%로 나와 강남 서초 지역의 투표율과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연령대도 20대부터 40대 유권자가 박 후보를 적극적으로 지지한 반면 50대부터 60대는 나 후보를 지지했지만, 그 폭은 상대적으로 좁았다.
한편 박원순 당선자는 27일 신임 서울시장으로서 국립서울현충원을 방문해 참배 한 뒤 영등포 쪽방촌을 방문했다. 친서민 정책을 펴나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인 셈. 시장의 첫 업무로 다음달부터 5,6학년을 포함한 초등학교 전면 무상급식을 도입하는 내용에 결재를 했다. 서울시의 정책기조를 예고하는 부분이어서 향후 집권여당인 한나라당과 갈등이 예상된다.
또한 오세훈 전 시장이 추진했던 한강르네상스 사업과 관련해서는 "현안이 된 사업에 대해 전문가와 시민이 함께 심사숙고해 판단하는 사업조정회의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