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룸살롱의 황제’ 이경백 씨(40·수감 중)로부터 수억 원의 뇌물을 받아오다 구속된 경찰관들이 설과 추석이 있는 달과 성탄절이 낀 12월에는 매달 챙기는 떡값의 두 배를 받아 챙긴 것으로 3일 드러났다.
사건을 수사해온 검찰은 이모 경사(42·구속)가 112 신고 정보까지 이 씨 등에게 유출한 정황도 포착했다.이 씨는 최근 검찰 조사에서 “2007년 봄부터 이 경사를 포함한 경찰들이 두세 명씩 조를 짠 뒤 매달 초 나에게서 500만 원을 받아갔다.추석과 설은 물론이고 크리스마스가 있는 달에는 ‘이곳저곳 인사할 곳이 많다’며 한 번 더 찾아와 1000만 원을 받아갔다”고 진술했다.
또 “매달 초 내가 운영하는 논현동 룸살롱 근처 도로에 주차된 이 경사의 차 안에서 경찰 단속 정보를 넘겨받은 뒤 500만 원씩 건넸다”고 덧붙였다. 매달 상납받은 돈은 검찰이 확인한 액수만 2억 원을 넘는다.
최근 진행된 이 씨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에서는 정기적으로 500만 원 또는 1000만 원이 입금된 통장과 외제차 2대가 발견됐다. 이 씨는 또 이들에게 티칭프로 골프 강사까지 알선해 무료 골프레슨까지 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사는 강남경찰서(서장 김광석)에서 10년여 근무해오다 2006년부터 서울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계 소속 경찰관으로 일하면서 성매매 업주 단속 업무를 맡아왔다. 구속 전에는 여성가족부 인권보호점검팀에 소속돼 있었다.
룸살롱을 단속해야 할 경찰이 도리어 업주들에게 단속 정보를 흘리고 수억 원을 챙겨온 것이다.
이 경사는 이 씨에 대한 ‘경찰 비호설’이 제기된 이후 2010년 서울지방경찰청이 실시한 자체 감찰 조사에서도, 경찰청 내 112 단속정보 유출 혐의자 조사에서도 모두 적발되지 않았다. 검찰은 이를 근거로 당시 조현오 서울지방경찰청장이 대대적으로 벌였던 감찰 조사가 형식적이었던 것으로 결론을 냈다.
또 검찰은 이 경사 등이 ‘서울 시내 유흥업소 수십 곳으로부터 받은 뇌물이 수십억 원에 이른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뇌물을 상납한 것으로 의심되는 업소 8, 9곳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