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Q. 작곡가님은 톤 앤 매너를 중시하시던데 <우주대스타>의 톤 앤 매너는 무엇이었는가?
박정아 톤 앤 매너는 작품의 특징을 따라가게 되는데 <우주대스타>같은 경우에는 뮤지컬로써 공연장에 올라가지만, 극장을 벗어나서 대중적인 가요 같은 느낌을 주고 싶었어요. 버스를 타고 가다가 듣게 되는 가사를 중얼거리게 되는 노래, 김광석이나 신해철 콘서트를 듣는 느낌이었으면 했어요. 그래서 장르도 다양하게 바꿔서 작업했어요.
(이때 마침 배우들이 연습하는 넘버 그리움이 흘러나왔다)
그리움 같은 경우는 이입이 확 돼서 정말 빨리 쓰게 됐던 것 같아요. 이별을 안 해 본 사람이 없잖아요? 새벽의 힘을 빌려서 썼습니다. (웃음) 다음날에 보니까 너무 부끄러웠지만, 이 정서겠지 하는 느낌으로 내용을 채운 것 같아요.
Q. 작가님이 제일 좋아하는 대사나 넘버는 무엇인가?
한지안 제일 좋아하는 대사는 생뚱맞을 수도 있는데 “신이 무슨 SF 마니아인 줄 아세요?”라는 대사에요. 이 작품을 쓰면서 외계인에 대해서 공부를 굉장히 많이 했는데 외계인이라는 존재에 대해 우리가 가진 인상이 어떻게 굳어지게 되었는지 열심히 추적했어요. 피부가 초록색이거나 늘어나거나 이런 부분은 지구인 입장에서 제일 이질적이고 이상한 포지션들의 집합체에요.
우리는 경계 바깥에 사는 사람들을 외계인 취급하면서 사는데 그렇다면 생각하면 굳이 그렇게 생기지 않아도 되는 것 아닌가. 외계인이 저희를 보면 저희도 외계인일 테니까 그래서 저 대사가 재미있는 것 같아요.
Q. 작곡가님이 작업을 하며 제일 어려웠던 넘버와 제일 맘에 드는 넘버는 어떤 것인지?
박정아 다 끝났으니까 웃으면서 얘기하는데(웃음) 쓸 때는 너무 막막하고 매일 무인도에서 혼자 쓰는 것 같은 기분이에요. 모든 넘버가 다 어렵지만 ‘다크네뷸라’가 제일 어려웠던 거 같아요. 공연을 올리고 나니 의외로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 기타 세션 분이 개성을 살려서 잘 쳐주신 덕분인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맘에 드는 넘버는 ‘그리움’인데, 사실 제가 곡을 쓸 때 기술 굉장히 많거든요(웃음) 작품 상황에 따라서 어쩔 수 없이 수많은 기술을 보여드려야 하는데 배우분들도 너무 힘들죠. 한두 번 이 아니라 한 곡에 일곱 번 정도 바뀌는 때도 있는데 이번엔 그런 변경 작업은 아예 없었고 편하게 들으실 수 있게 했어요.
일종의 발라드 가요를 쓰고 싶었던 열망이 있었고 물론 하다 보니 뮤지컬처럼 되려 해서 힘들었는데(웃음) 초반에 작업한 곡이라 잘 나온 거 같아요. 언젠가는 오케스트라 40인으로 그리움을 한번 만들어 보고 싶어요.
Q. 3인극이지만 노바의 비중이 높다. 초반부터 함께 했는데 김순택 배우와의 작업은 어땠나?
한지안 일찍부터 작업을 시작해서 뮤비 촬영은 가을부터였어요. 일반적인 제작 시스템에서는 이렇게 오래 준비하기가 어렵거든요. 그런데 다행히 저희의 이런 아이디어에 순택 배우님이 장기 프로젝트에 마음이 열려 있으셨고(웃음) 긴 시간 도와주셨어요. 흔쾌히 아낌없이 시간을 빼주셨기 때문에 올 수 있었던 거 같아요
박정아 제작 초반부터 같이 만들었다고 봐야 할 것 같아요. ‘노바’ 캐릭터에도 잘 맞았지만, 컨셉 회의, 뮤비 촬영, 녹음도 함께했어요. 보이는 건 4분이지만 준비 시간이 길었죠. 뮤비 같은 경우에는 무조건 하루를 통째로 써야 하니까, 일반적인 공연을 준비하는 시간이랑은 완전 다른 부분이라 순택 배우가 많이 도와줬다고 봐야 할 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