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홍미금이 대학로에서 서울자치신문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ㅣ사진 ⓒ 김수현 기자
▲ 배우 홍미금이 대학로에서 서울자치신문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ㅣ사진 ⓒ 김수현 기자

Q. 전작 <아킬레스>에 이어 또 한 번 호흡을 맞추게 됐다. 이번에는 소년, 소녀로 만나 연기하게 됐는데 두 사람의 합은 어떤가?

서동진 장단점이 있는 것 같아요. 처음이 아니다 보니 감정이 더 빨리 깊어지는 것 같아요. 또 서로의 연기 스타일을 알기 때문에 호흡, 대사, 타이밍도 물 흐르듯 흘러가고 티키타카가 잘 맞는다고 해야 하나(웃음) 다만 익숙한 부분 때문에 놓치는 게 있을까 걱정도 있어서 상황을 예민하게 가져가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홍미금 세 명의 '한스'가 매력이 다르고, 저에게 좋은 기운과 새로운 자극을 줘요. 제가 낯가림이 좀 심한 편인데 동진 오빠가 그냥 연습실에 있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해져요. (서동진: 나도) 2인극이라서 서로의 호흡이 중요한데 소통 없이도 맞춰나가니 스태프분들이 재미있어 하시더라고요. 서로 조언을 주고받으며 최선을 다해서 하고 있어요.

서동진 미금 배우랑 저 둘 다 연습을 가열차게 하는 편인데 그런 부분이 잘 맞는 것 같아요. 누군가 한명 먼저 지치거나 부담스러우면 힘들 수도 있는데 쉬다가도 맞춰보자고 말하면 잘 따라와 줘서 그 부분이 정말 편했어요.

Q. ‘한스’가 말하는 정원은 모네의 그림과도 같아 보인다. '한스'에게 모네는 어떤 의미인가?

서동진 ‘한스’에게 모네는 단순히 동경하는 사람이 아니라, 희망의 상징이라고 생각해요. ‘한스’는 모네의 그림을 보고 정신이 팔려서 ‘소피’가 총을 겨누는 것도 보지 못할 정도였으니까요. 평범한 일상에서 모네처럼 되려는 게 아닌 전시라는 특수성 속에서 더 큰 간절함과 희망 자체가 되어버린 것 같아요. 만일 내가 그 상황에서 누군가의 연기에 크게 영감을 받는다면 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했을 것 같아서 ‘한스’가 모네를 생각하는 마음의 크기를 크고 무겁게 가져가고 있어요.

Q. <라 루미에르>에서 제일 좋아하는 장면이나 넘버는?

홍미금 ‘우리 다시 만나’라는 넘버를 가장 좋아해요. 제목은 ‘우리 다시 만나’인데 둘이서 못 만날 걸 알고 부르는 것 같은 느낌이라서 너무 슬프게 느껴져요. 그다음 대사가 “'한스'는 꼭 살아서 돌아온다”인데 아무래도 결과를 알게 되는 느낌이라 부를 때마다 감정이 소용돌이치는 느낌이에요.

서동진 어두운 창고에서 빛이 한 줄기 떨어지면서 '한스'와 '소피'가 희망을 품고 노래하는 부분이 있는데 저는 이 장면을 제일 좋아해요. 표현하기 어려운 장면인데 여러 복합적인 감정들이 많이 들어가 있어요. 이런 상황이 아니라면 당연히 누려야 할 행복을 한 줄기 빛에 의지해서 찾으면서도 좋아하고 행복해하고 있으니까요. 소소하고 예쁘지만 저희 극을 관통하는 장면이라는 생각으로 표현하고 있어요.

▲ 배우 서동진이 대학로에서 서울자치신문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ㅣ사진 ⓒ 김수현 기자
▲ 배우 서동진이 대학로에서 서울자치신문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ㅣ사진 ⓒ 김수현 기자

Q. ‘소피’는 결국에는 혼자 남는다. 이후 '소피'는 어떻게 살았을까?

홍미금 잘 적응해서 살았을 것 같아요. ‘소피’가 처한 상황이 일반적인 부모님이 돌아가시거나 친구가 죽거나 하는게 아니에요. 동료, 전우가 계속해서 끌려가서 죽는 상황이니까요. 너무나 슬프지만 이것들을 다 인정하고 앞으로 나아갈 것 같아요. 그 과정이 마치 ‘소피’라는 하나의 그림이 되는 것처럼요.

Q. <라 루미에르>는 깨달음이라는 뜻도 있다. 관객들이 극을 보고 어떤 것을 느꼈으면 좋겠는지.

서동진 두 명이 복합적인 감정을 긴밀하게 연기하고 있기 때문에 ‘한스’와 ‘소피’가 느끼는 소소한 행복을 같이 느낄 수 있으셨으면 좋겠어요. 걷거나 커피를 마시거나 하다 날씨가 너무 좋아서 한 번쯤 뭉클하고 작은 행복이 가슴을 두드리는 것처럼요.

홍미금 두 사람의 감정을 표현하기가 솔직히 쉽지만은 않아요. 우정이나 사랑이라고 하기엔 한 단어로는 설명이 불가능한 것 같거든요. 하지만 가슴속에서 느껴지는 부분은 확실하게 있고 그걸 연기로 보여드리려고 노력하고 있으니 관객분들께 그 느낌이 전달된다면 더없이 좋을 것 같아요.

Q. 공연을 보러 오시는 관객들에게 한마디 해달라.

서동진 연장 공연이 결정되어서 조금 더 오래 뵐 수 있게 되었어요. 이 시국에 찾아주시는 관객분들께 늘 감사드린다고 꼭 전하고 싶어요. 최선을 다해서 두 소년 소녀의 아름답고 슬프고 희망찬 이야기를 전해드리려고 노력하고 있으니 많이 와주셨으면 좋겠어요.

홍미금 관객분들에게 이 작품으로 위로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행복을 전해드리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는 '소피'가 될께요.

▲ 배우 서동진과 홍미금이 대학로에서 서울자치신문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ㅣ사진 ⓒ 김수현 기자
▲ 배우 서동진과 홍미금이 대학로에서 서울자치신문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ㅣ사진 ⓒ 김수현 기자

[인터뷰 당일 비가 많이 내렸는데 두 배우와 만나니 사진 찍기 전 날씨가 좋아졌다. 날씨만큼이나 밝은 두 사람은 꼼꼼하게 단어 하나하나를 만들어 가며 인터뷰에 응해주었다. 실제 있었던 역사를 배경으로 하는 만큼 부담감과 극에 대한 기대감도 함께 보여 가열차게 응원하고픈 마음이 들었다.]

*본 인터뷰는 마스크착용, 손 소독, 체온측정 등 코로나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하여 진행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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