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조성필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ㅣ사진 ⓒ 김수현 기자
▲ 배우 조성필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ㅣ사진 ⓒ 김수현 기자

※본 인터뷰는 스포일러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사형과 사제가 만나 강호의 이야기를 담은 뮤지컬 <결투>가 대학로에 무협 바람을 몰고 왔다. 그곳에서 협을 행하고 극을 설명하고 때로는 바람이 되기도 하는, 뮤지컬 <결투>의 처음을 여는 배우 조성필을 날씨 좋은 3월의 대학로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Q. 어이, ‘점소이’ 대학로에 <결투>라는 뮤지컬이 있다던데 무슨 내용인가?

예, 갑니다! <결투>는 은원으로 얽히고 설킨 강호 무림 판에 사형과 사제들이 협을 행하며 흐트러진 강호의 기강을 다시 한번 잡는 내용이요. 드림아트센터 2관에 가면 만날 수 있소.

Q. 서울자치신문 독자들에게 자기소개를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대학로에서 데뷔 한 달째 되는 99년생 조성필입니다. 뮤지컬 <결투>에서 ‘맹도’역을 맡고 있습니다.

Q. 뮤지컬 <결투>로 데뷔하게 되었는데 합류하게 된 과정을 알려주세요.

군 복무 중 제대를 앞두고 경험이라고 생각해서 서류를 접수하고, 떨어졌겠지 싶어 확인도 안 했는데 당일에 연락받고 정신없이 오디션을 봤어요. 대표님과 작가님 그리고 작곡가님이 잘 봐주신 덕분에 공연에 오르게 되었네요.

Q. 무협이라는 장르가 생소할 법도 한데, 대본을 받았을 때 어떤 매력을 느끼셨어요?

세세한 부분까지 쓰인 걸 보고 잘하면 너무 재밌고 매력적이겠지만, 이걸 해낼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들었어요. 무협은 잘 몰라서 단어부터 배경까지 공부하다 보니, 대본에 있는 것들이 보여서 작가님이 대단하시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또 넘버 하나하나가 정말 좋아서 전체적으로 매력적이었어요.

Q. 극 중 4명의 캐릭터(맹도, 점소이, 풍검, 선릉)를 연기하고 있는데, 캐릭터마다 강조한 부분을 알려주신다면?

‘맹도’의 경우에는 회상에도 현재의 인물로도 나와야 하기 때문에 변화를 많이 가져갈 수 있는 캐릭터라고 생각했어요. 과거와 현재의 시간의 흐름을 잘 살려서, ‘맹도’가 어떻게 변해 나가는지를 중점적으로 보여드리려고 하고 있어요.

‘점소이’는 굉장히 재미있는 캐릭터예요. 이 극을 이끌어 나가는 화자로서 해설자가 되기도 하고 인물들과 호흡도 맞추죠. 변화무쌍한 ‘점소이’를 연기할 때는 유연성을 가져가려고 노력했어요.

‘풍검’은 강한 태풍 같은 사람으로 표현하고 싶었어요. 소중한 사람들보다 더 중요한 것을 찾기 위해서 단호한 결심을 하거든요. 불 같고 극단적이기는 하지만 휘몰아치는 바람처럼 카리스마 있고 결단력 있게 보이는데 중점을 뒀어요.

‘선릉’은 감초 역할인데 잠깐의 장면에서 어떻게 인물을 살릴 수 있을까, 하다 눈을 굉장히 동그랗게 떴어요(웃음). 맑은 눈의 광인처럼 광기를 보여드리려고 했어요.

▲ 배우 조성필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ㅣ사진 ⓒ 김수현 기자
▲ 배우 조성필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ㅣ사진 ⓒ 김수현 기자

Q. 극 중 사형, 사제가 중요하게 그려지는데 ‘맹도’에게 ‘취선’과 ‘천천’이란 어떤 존재일까요?

‘취선’은 ‘맹도’에게 단 하나뿐인 사형이고, 삶의 전부예요. 많이 의지하고 따랐지만, 자신을 위해 해독환을 양보한 것을 알고 이별하거든요. 고통받는 모습을 볼 수 없어서 화를 내고 떠났지만, 사실은 죽을 때까지 마음속에 담아두고 있어요.

‘천천’ 같은 경우에는 호위무사이자 하나뿐인 사제로 계속 지켜봤을 거예요. 미련하고 둔한 부분이 있지만, 끊임없이 정진하는 모습을 보며 자신을 많이 투영했을 것 같아요. ‘천천’과 무술을 연마하면서 ‘취선’과 함께 했던 기억도 떠올렸을 것 같고요.

Q. 무저갱에서 자신과 다른 선택을 한 ‘비룡’과 ‘천천’을 만났을 때 어떤 마음이 들었을까요?

긴박한 상황이라 둘을 빨리 내보내야겠다는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을 것 같아요. 그런데도 부럽고 두 사람이 그런 선택을 하지 않아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고요. 두 사람을 보내고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에도 사형을 생각하며 후회했겠죠.

Q. ‘맹도’의 앞태와 뒤태를 보여주는 것은 ‘취선’에게 맞춰주는 것일까, 아니면 자신감일까?

‘취선’이 장난기가 많아서 강호를 방랑했을 때도 이런 에피소드들이 많았을 거예요. “또 시작이네! 이 형~” 같은 느낌으로 맞춰 줬을 것 같아요. 비율로 따지면 5대 5 정도? 자신감은 확실히 있었다(웃음).

Q. 같은 역할에 이진혁 배우도 열연 중이다. 조성필 배우만의 노선에 대해 말해준다면?

어렸을 때의 사형과 사제에 집중을 많이 하고 있어요. 어린 시절 ‘취선’과 있을 때 다듬어지지 않은 모습과, 시간이 흘러 호위무사 시절에 성장했다는 느낌으로요. 그리고 연습 때 (이)진혁 형이 많이 도와주셔서 감사했어요. 같은 동국대학교 선배님이시거든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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