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늙을 수는 없다면 덜 늙을 수는 없을까? 아마 이런 질문은 10대를 제외하면 거의 대부분의 연령대에서 한 번쯤 은 생각해 봤을 것이다. 물론 50대를 훌쩍 넘어서신 분들이라면 더더욱 관심이 많으실 것이고. 신체의 퇴행성 변화는 사실 상 움직이지 않아서, 조직들이 필요성을 못 느끼게 되어서 활동성을 줄이는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즉, 꾸준하게 활동을 유지하고 관절을 충분하게 움직여 준다면, 이러한 퇴행성 변화는 훨씬 더디게 진행될 것이기 때문이다. 늘 공장에서 몸을 움직여 일하는데, 무슨 활동이 적다는 얘기를 하느냐고 반문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는 늘상 사용하는 근육과 관절 부분만 많이 움직이게 되고, 관절이 움직이는 충분한 범위까지 작동을 안 해주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근육 또한 늘 사용하는 부분은 지나치게 무리해서 사용하고, 잘 사용하지 않는 근육들은 계속 사용하지 않다가, 어쩌다 움직이게 되면서 무리가 가고, 삐끗하는 참사를 경험하게 된다. 그래서 헬스클럽에 가서 근육을 만들고 온 몸을 비트는 운동을 하지 않아도, 신체 곳곳의 관절들을 잘 움직여 주면서 매일 풀어주고, 큰 근육을 사용하는 힘센 운동보다는, 작은 근육들을 잔잔하게 모두 고르게 잘 이용해 주는 습관이, 이러한 신체의 퇴행성 변화를 줄이거나 늦추는 데 기여를 할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요가나 매일 스트레칭 하는 습관을 가진 분들이 훨씬 덜 늙어 보이고 자세도 바르다는 점을 상기해 볼 필요가 있다. 그래서 일상의 작은 몸짓으로 꾸준하게 활동을 유지하는 분들이라면, 이러한 신체의 퇴행성 변화도 줄이게 되고, 신체 곳곳의 순환도 잘 유지되는 효과가 있어서, 당연히 덜 늙게 되는 일상의 지혜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무릎의 인공관절 수술 이후로, 행여나 걸음이 불편하시거나 넘어져 다치실 까 염려가 되어, 전동휠체어를 구해드릴까 싶어서 집안 어르신과 상의한 적이 있다. 일언지하에 필요 없다고 하시는데, 그 이유가 스스로 걸어 다닐 수 있는데, 조금 불편하다고 장치에 의존하다 보면, 결국 혼자 걷기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게 이유라고 하셨다. 아주 공감이 가는 말씀이 아닐 수 없다. 물론 활동이 너무 힘들어서, 보조장치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경우도 당연히 있지만, 신체의 활동을 꾸준하게 유지하는 것이, 진정한 장수의 비결이 아닌가 생각해 보게 된다. 연세가 드신 분들이 지나치게 근력강화 운동을 하는 건, 오히려 무리가 되기 쉬울 수도 있으나, 맨손체조나 스트레칭, 혹은 가벼운 요가 등과 같은 관절을 적절하게 활동범위에 맞게 움직여주거나, 작고 힘들지 않는 동작을 반복해 주는 등의, 운동이라기 보다는 몸풀기에 가까운 활동들은, 적절한 신체 자극과 함께 신체의 퇴행성 변화를 늦추어 주는 데 충분히 의미 있는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아울러 노년기의 복부비만을 줄여주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는데, 근육에 힘을 강하게 주는 운동보다는 가볍게 오랜 시간 활동을 유지해 주는 것은, 체내 지방연소에도 효과적으로 작용하므로, 복부비만을 줄여주는 데도 요긴하다고 할 수 있다. 이미 무릎이 엉망이라 걷기조차도 힘든데 어떻게 하느냐고 하신다면, 수영장을 이용해서 오랜 시간 걷는 활동이 대안이 된다고 할 수 있다. 아, 코로나로 인해 수영장 이용이 힘드실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무릎에 무리가 되지 않을 정도의 산보 정도로, 되도록 1~2시간 살살 걸어보는 것도 좋은 요령이라 추천드리고 싶다. 줄기세포 시술로 극복하신다는 분들도 있겠지만, 암튼 적절한 활동을 잘 유지하는 것은, 장수 생활과 신체의 퇴행성 변화를 줄여주는 데 유익함은 분명하다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