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 쥬넥스 의원 성기수 원장
청담 쥬넥스 의원 성기수 원장

줄기세포라는 개념 자체가 분열과 분화가 가능한 세포라는 뜻인데, 이 세포들이 어디까지 진화 혹은 발전할 것인가 하는 과학적인 예제보다, 과학을 대하는 사람들의 자세가 어떻게 진화하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도 의의가 있을 것 같다. 기대가 지나치면 실망이 크고, 무조건 무시하다 보면 뒤쳐지기 쉬우니, 합리적인 결론을 위해서는, 어디까지 우리가 믿고 가야할 지 짚어보는 것도 생각의 진화에 도움이 될 것이다.

이미 활동하고 있는, 즉 이미 삶을 영위하고 있는 생명은, 줄기세포의 영향으로 삶의 끈을 이어가고 있고, 이들 세포들의 재생이나 복원기능이 한계에 이르게 되면서 삶을 마감하는 것이, 자연스런 생명의 흐름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사고나 암과 같은 질병으로 생을 마감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이런 현상은 이미 생명의 기원과 함께 수억 년 이상 지속되어 왔지만, 그 비밀의 열쇠를 조금씩 열어가는 인간의 연구와 노력으로 인해, 이제는 아주 작은 실마리들이 풀어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물론 아직 알게 된 지식보다는 모르는 부분이 훨씬 더 많다고 생각되지만. (갑자기 뜬금없이 드는 옛 생각 하나. 전문의 시험을 앞둔 내게, 바로 위 년차 선배가 일러주던 말이 떠오른다. ‘전문의가 뭔 지 아느냐, 그건 다 아는 사람이 전문의가 아니라, 자신이 뭐를 모르는지 잘 아는 사람이 전문의라고 할 수 있다.’ 즉, 내가 할 수 있는 분야와, 내가 할 수 없는 혹은 하면 안 되는 부분을 잘 구별할 줄 아는 사람이 진정한 전문의 혹은 전문가라고 강조하신 것이다.) 암튼, 우리는 지금까지 알게 된 조금의 지식 파편을 가지고, 줄기세포 시술이라는 큰 일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많은 이는 두려워하고, 후유증이나 부작용을 우려하는 분들도 있을 것이고, 신의 영역을 함부로 뛰어 드나드냐며 질책하는 사람들도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어려움을 합리적을 잘 극복하고, 최대한의 안전한 여건에서, 적어도 더 힘들어지거나 상황이 악화되는 경우가 안된다면, 시도조차 두려워할 것은 아니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러다 보니, 어느 새 많은 분들이 이미 줄기세포 시술을 경험해 보셨고, 이런저런 효과에 대한 이야기들도 많은 것이 현실이 된 듯하다. 과학자보다 더 폭 넓은 지식을 가진 분들도 있는 것 같고, 줄기세포라고 하기엔 거리가 먼 시도를 줄기세포라고 잘못 경험하고 계신 분들도 있는 듯하다. 주변의 이야기만 듣고 따라가다 보니, 이러한 여러 상황들이 생기는 게 아닌가 싶다. 하지만, 2020년 8월부터 첨단바이오법 즉, ‘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 안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면서, 이러한 세포치료나 유전자치료와 같은 첨단 의학적인 시술이나 임상연구가, 제도권 하에서 안정적으로 발전하게 되는 기반이 조성되었다고 할 수 있다. 오랜 진통 끝에 법안이 완성되면서 시기가 좀 늦어 지긴 했으나, 아무튼 기대가 촉망되는 줄기세포 시술에 대한 법적 근거와 제도적 안전장치가 자리를 잡으면서, 보다 믿음이 가고 불안 요소를 피해갈 수 있는 사회적 장치가 만들어진 것은 다행이라고 할 수 있겠다.

아직 자세한 분화작용이나 미세한 세포들의 상호작용에 대한 정보와 지식이 다소 부족한 상황에서, 일단 합리적인 접근 방법은 안전한 세포들을 충분한 숫자를 이용하는 시술이어야 할 것이며, 가능한 활동성이 뛰어나고 인위적인 조작을 거치지 않은 안정적인 세포들을 이용하는 방법이 될 것이다. 아울러 신체에 손상이나 위해 가능성이 거의 없는 시술을 통해, 일상활동에 지장이 없으면서, 충분한 세포들을 이용하는 방법이 지금으로서는 가장 적합한 판단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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