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이후가 되면서, 노후를 고민하던 중 가장 흔히 생각하게 되는 게, 가지고 있는 자산이 얼마나 되느냐 하는 얘기들을 주고받는다. 몇 살까지 살아야 하니, 얼마가 필요하다는 식이다. 얼마까지 살지 누가 알 수 있을까 마는, 평균 수명으로 산정해 보면서, 1년 생활비와 살아갈 햇수를 계산하고 하는 걸 볼 수 있다. 2019년 기준으로 한국은, 일본의 84.4세 다음 두번째이며, 83.3세로 수명이 긴 편이다. 이는 평균을 말하는 것이므로, 지금 나이로 70세를 넘기신 분이라면, 그 전에 돌아가신 분들도 많을 테니, 아마도 90세 이상은 기본적으로 수명을 이어 가실 것이라 볼 수 있다. 70세라도 적어도 앞으로 20년 이상 삶을 이어가게 될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근데, 이 남은 소중하고 행복한 삶을 병원에 누워서 보내고 싶은 분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저 건강 잘 유지하다가, 마지막 순간에 짧은 순간에 저 세상으로 가는 걸 다들 바라고 있는 것 같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가중 중요한 자산은 자금이 문제가 아니라 건강이 가장 중요한 이슈가 된다. 아직도 60세 전후로 돌아가시는 분들을 보면, 이유야 있겠지만, 한창 삶의 여유와 기쁨을 누려야 할 나이에 덜컥 세상을 떠나는 사연들은, 듣는 이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다른 이야기지만, 같은 맥락의 사연을 들어보자. 잘 아는 의사 후배 분이 개업을 준비하면서, 여러가지 인테리어 비용과 필요한 장비, 인력 등등 상의를 해 왔다. 고등학교 때부터 죽어라 공부만 하고, 대학 들어가도 인생 달리질 것 없었고, 의사가 되어서도 열심히 진료에 매달려 살아오신 분이, 개업 준비에 열심인 건 좋은데, 너무 챙기다 보니, 살짝 현실적인 고민에 빠진 것이었다. 이 장비도 필요하고, 저 장비도 있으면 좋겠는데, 자금은 한정되어 있으니,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결정을 못하겠다는 뜻이었다. 같이 머리를 맞대고 상의하던 중, 이 개업준비 중인 분이 너무 마음의 여유가 없이 일에 매달리는 모습을 보고는, 개업 준비할 때가 의사로서는 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데, 개업 전에 가족들과 여행을 가거나, 자신을 위해서 시간여유를 좀 둬보라고 권해줬었다. 장비를 잘 갖춰 진료하는 것도 좋겠지만, 원장 자신이 건강하고 여유가 있어야 진료 결과도 더 나아질 거라는 뜻이었다. 비싼 장비 중에 가장 값어치 나가는 자산은 바로 원장 자신이므로, 자신의 컨디션을 잘 관리하는 것이 어떤 장비의 역할보다 중요하다고 일러주었다. 최고급 장비로 준비해 두어도 막상 원장 자신이 건강으로 쓰러지기라도 하면, 다른 건 다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우리는 삶의 가장 중요한 자산이 바로 자기 자신이라는 사실을 가끔 잊고 사는 것 같다. 운동은 내일부터 해야지, 다이어트는 시간 여유 되면 할꺼야, 건강감진 다음 달에나 하지 뭐. 이렇다 보면 가장 중요한 자산을 잃게 되는 패착에 이르기 쉽다. ‘내 발로 멀쩡할 때, 병원에 다녀야, 나중에 다른 사람 손에 실려서 병원 가는 일 안 생긴다.’는 말이 있다. 이제는 병이 있어야 병원에 다닌다는 말은 점점, 병 없을 때 잘 챙겨야 한다는 말로 바꾸어 이해를 해야 한다. 50대를 기점으로 삶은 더욱 여유가 있어지겠지만, 신체는 점점 기울어 간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 마는, 그에 대비하는 방법은 차이가 많이 있는 것 같다. 자산을 불리는 사람과 건강을 챙기는 사람, 아님 둘 다? 둘 중 뭐가 더 중요할까?
멀쩡한 사람(?)들만 진료하는 원장의 한 사람으로 늘상 하는 얘기는, “지금의 당신을 챙기세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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