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황당한 이야기를 하려고 서두를 꺼내는지 의아해하실 것입니다. 얘기를 조금만 돌려 설명하자면, 지방조직에는 줄기세포로 이용될 수 있는 많은 유용한 세포들이 존재하지만, 사실 상은 그리 의미 있게 이용(?)되지 못하고, 할 일 없이 놀고 있는 경우가 많다는 뜻입니다.
세월이 가면서 나이가 들고, 신체의 여러 기능들도 점차 쇠퇴하면서 퇴행성 변화가 나타나는 것은, 우리 신체의 회복 기능이 조금씩 부족해지면서 나타나는 신체의 변화들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부족한 부분들을 호전시키기 위해, 적절한 자극을 통해 기능을 활성화한다는 뜻도 좋긴 하지만, 지력이 바닥난 논에 아무리 벼만 심는다고 농사가 잘되지는 않듯이, 부족한 부분을 조금씩 보완해 가면서 기능을 잘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이치일 것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신체 여러 부분들이 다소 기능이나 역할에 애로를 겪으며 회복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을 때, 잘 축적된 지방조직들은 하릴없이 구경만 하고 있고, 나서서 도와줄 생각은 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성체줄기세포의 특성이라 하기에도 애매하지만, 각자 속한 조직 내에서 줄기세포의 역할은 당연히 필요에 따라 표현되지만, 이런 줄기세포가 부족해서 재생이 잘 되지 않고 퇴행성 변화가 나타나는 조직이 있어도,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지방조직에 풍부한 줄기세포들은 나서서 도와주지는 않기에, 팔자 좋은 지방줄기세포라고 애둘러 얘기한 것입니다. 이렇듯 우리 신체는 필요에 따라 어느 정도 재생과 회복 기능을 가지는 줄기세포가 곳곳에 존재하지만, 어떤 기능이나 조직에서는 이런 부분이 상대적으로 부족해지면서, 회복과 재생에 애로가 되는 기관들이 생겨나기 시작합니다. 오랜 세월에 따른 변화이기도 하겠지만, 많이 사용해서 이젠 부족해진 탓도 있을 것입니다. 항노화, 기능의학, 미병 개념들도 이러한 신체의 변화를, 심각한 질환에 이르기 전단계에서부터 살펴보자는 취지에서 생겨나는 연구분야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럴 때, 지방줄기세포를 활용하는 방법은 없을까 하는 생각이 바로 들 것입니다. 여러 줄기세포들 가운데, 딱히 사용할 곳은 없으면서, 세포는 다소 풍부해서, 줄기세포의 재원으로 이용하기에는 지방조직만큼 유용한 조직이 없을 것입니다. 과거에는 못 먹고 못 살아서 지방이 많은 분들을 보고 풍채가 좋다고 하던 시절도 있었지만, 지금은 너무 잘 먹어서 넘쳐나서 오히려 부담스러운 조직이 바로 지방이라고 할 것입니다. 팔자 좋게 놀고 있는 지방조직을 충분히 이용해서, 지방줄기세포를 잘 활용하는 방법은 이미 많이 알려져 있고, 많은 분야에서 새로운 치료제로 연구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무한정이라고 잘못된 믿음을 가지는 것도 경계해야 하겠지만, 유용한 지방조직을 멀리하거나 버리는 것도 아까운 상황이라고 할 것입니다. 색깔이 노랗게 보이기에, 어떤 분은 금덩어리와 같다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지방흡입이나 지방이식 수술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지방조직이, 이젠 줄기세포와 여러모로 유익한 다양한 세포들이 가득하다는 점을 잘 고려한다면, 팔자 좋게 놀고 있는 지방조직을 마냥 버려둘 것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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