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 쥬넥스 성기수 원장
청담 쥬넥스 성기수 원장

흔히들 얘기하는 이팔청춘, 16살 전후가 정말로 청춘일까 하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다고 합니다. 나이로는 어리고 기운이 충만하겠지만, 인생으로 본다면 정말로 꽃다운 시기일까 하는 의문이 들 수 있을 것입니다. 노화의 측면에서는, 빠른 성장기가 오히려 노화가 빠른 시기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왜냐하면, 세포가 성장하면서 분열을 반복하는 것은, 한편으로서는 성장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텔로미어가 자꾸 짧아지면서 세포 노화로 이어진다고 생각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무조건 확장하는 것이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역설적인 의미가 와닿는 부분입니다.

요즘 젊은이들은, 취업 문제나 사회진출이 예전에 비해 많이 어렵다고들 합니다. 인구가 줄어서 일자리도 더 줄고, 코로나로 인해 사회적 봉쇄는 이러한 어려움을 더한층 힘들게 하는 것 같습니다. ‘돌이켜보면, 젊은 시절, 누구는 그리 힘든 시절 안 겪은 사람 있나!’ 할지도 모르겠지만, 곁에서 보기에도 요즘 세대가 느끼는 애로는 과거와는 다른 것 같긴 합니다. 하지만, 힘든 과정도 다 겪고 극복하고, 새로운 기회를 만들고, 굴곡의 과정을 겪어가며, 이제 어느 정도 안정을 찾은 시기에 돌이켜보면, 요즘의 힘든 과정도 다 지나면 추억이 될 거라고 하겠지요. 이런 말을 젊은이에게 하면, 라떼 아저씨 소리 듣기 십상일 것입니다.

그래서, 어쩌면 인생의 청춘이 아니라 황금기는 어느 정도 안정을 이루고, 개인적인 성취도 만들어 가면서, 이제 삶의 여유를 한 번 돌아볼 수 있는 고갯마루에 서 있는 50대부터가, 진정한 인생의 청춘이라고 하겠습니다. 눈치 채셨겠지만, 어느 정도 노화가 이루어지면서, 이제는 늙어가는 것도 더디고, 삶의 언덕에 올라 지나온 길과 앞으로 걸어야 할 길이 어느 정도 파악이 되고 보이면, 이 시기가 정말 인생의 청춘이라고 하겠습니다. 100세 시대를 살아가는 이 시절에는 그야말로 50~70 사이가 생의 절정기라고 하겠습니다.

아무리 비우려해도 비워지지 않는 인간의 욕심이랄까, 본능이랄까 하는 부분은, 결국 나이와 이로 인해 느끼는 허전함이 가장 절실하다고 하겠습니다. 정상에 더 높이 서 있을수록, 움켜쥐고 있는 행복이 더 따스할수록, 가까운 사람들이 더욱 정겨울수록, 다른 한편은 이 순간을 잡고 살고픈 사람의 마음은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다행이 의학은 나날이 발전하고, 환경은 여느 때보다 나은 생활이 이어질 것이니, 여명도 더 늘어날 것은 당연하게 생각할 수 있고, 이 좋은 시절도 당연히 더 누릴 수 있을 것입니다만, 인간의 수명과 세포는 그래도 한계가 있기에, 우리는 그 내려서는 삶을 좀 더 완만하게, 안정감 있게, 좀 더 즐겁고 행복하게 만들어 간다면, 정말로 인생의 청춘이 더 한층 기쁘게 살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젊음이 주는 즐거움이 인생의 청춘을 가져 다 주기보다는, 중장년의 행복한 황금기가 주는 안정감과 즐거움이 진정한 인생의 청춘을 가져 다 주는 게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이제 또다시 봄이 저 끝에 다가오고 있습니다. 올 한해도 또 다른 청춘의 삶을 꿈꾸고 계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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