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한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일(?) 때문에, 줄기세포에 대한 관심이 냉랭한 시절이 있었습니다. 줄기세포를 연구하던 한 사람으로서, 주변의 질문과 시선에, 당시에는 반가움과 어려움을 함께 느꼈던 것 같습니다. 줄기세포 연구로 인류의 생활에 큰 변화와 기대를 주던 상황에서 갑자기 의심의 눈초리가 느껴지니, 어깨가 쳐질 수밖에 없었지만, 또 한편으로는 줄기세포에 대한 관심과 문의는 약간의 설레임을 느끼게 하기도 하였죠. 여기에서 우리는 안전성에 대한 궁금증을 정리하지 않고 나아갈 수는 없을 것입니다.

줄기세포라고 하면 분화능력과 세포분열 능력을 가진 대부분의 세포들을 의미하지만, 줄기라는 단어에서 생각해 볼 수 있듯이, 나무 뿌리에 가까운 줄기와 나뭇잎 끝자락에 있는 줄기가 같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애초에 수정된 배아가 가장 원시적인 줄기세포라고 할 수 있을 것이고, 이는 가장 근원인 나무 뿌리 쪽에 위치한다고 볼 수 있고, 건강한 신체로 자라나서 성인이 되어 체내에 존재하는 세포들 가운데 존재하는 줄기세포들은, 나뭇가지 쪽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배아줄기세포는 분화 가능성이 뛰어나고 다양한 세포들로 기능을 발휘하게 되기에, 아주 유용한 연구의 대상이 되는 것이 사실이지만, 이 우수한 가능성 때문에 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에 대한 염려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이 사실입니다. 반면에 우리 성인의 신체에 존재하는 줄기세포들은, 이미 상당한 분화과정을 거치며 성장을 해 온 상태라, 여전히 줄기세포로서의 기능은 유지하고 있지만, 다양한 분화능력은 다소 줄어들게 되고, 나이가 들면서 그 능력도 줄어들 것으로 짐작할 수 있겠지만, 이런 점 때문에 오히려 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볼 수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일부 태반에서 유래한 줄기세포를 제외하고, 성인의 신체에서 획득한 줄기세포들은, 그 안전성 면에서 유리한 점이 많고, 아울러, 자신의 신체조직의 일부인 피하 지방조직에서 추출하여 이용하는 줄기세로라면, 그 안전성이나 유용성 면에서 아주 편리하고 안심이 되는 부분이 많다고 하겠습니다. 이전 칼럼에서 나열해 드린 골수, 치아, 혈액, 지방조직 등에서 유래한 줄기세포들은 모두 성체줄기세포에 해당하며, 그래서 임상에서 벌써 널리 연구되고 있고, 미용이나 항노화 같은 분야에서는 오래 전부터 많은 시술들이 이루어 지고 있는 것입니다.

안전성이 확보된 다음의 고민은 숫자입니다. 과연 숫자가 많은 것이 유일하게 효과를 증가시키는 방법이냐 하는 부분은 좀더 집어봐야 할 부분입니다만, 그래도 일단 숫자가 많아야 효과가 나을 것 아니냐 하는 부분과, 나이가 든 성인 보다는 젊은 성인의 피하 지방조직에서 채취한 지방줄기세포가 더 숫자가 유리하고 활동성도 나을 것이라는 생각은 당연하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요즘은 자신의 지방조직에서 추출한 줄기세포를, 나중에 사용하기 위하여 뱅킹을 문의하는 젊은(?) 40대가 많은 것 같습니다. 숫자 측면에서 본다면, 풍부한 피하 지방조직이 효자가 될 수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는 피하 지방이 상대적으로 많은 여성이 좀더 유리한 부분이 되겠네요, 남성의 복부지방은 내장지방이 많아서, 이런 부분은 별로 도움이 되지 못하므로, 좀 섭섭할 수 있겠습니다. 어쨌든 군더더기 취급받던 지방조직은 이러한 유용한 줄기세포의 근거지로 유용하게 이용되고 있습니다. 추출한 지방줄기세포군들은 줄기세포 외에도 다양한 유용한 세포들이 함께 포함되어 있어, 조직 재생 능력뿐만 아니라, 면역조절기능이나 혈관 생성 기능과 같은 세포들도 풍부하여, 미용과 항노화 분야에서 다양하게 이용되고 있습니다. 단순하게 무릎연골의 퇴행성 변화에 유익한 부분뿐만 아니라, 얼굴 피부나 두피 분야에도 많이 이용되고 있습니다. 중년 남성과 여성의 기능 강화나, 면역기능 조절과 세포재생기능 등은 요즘처럼 코로나로 인해 위협받고 있는 폐 기능이나 면역력 등에도 유용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서울자치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