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 쥬넥스 의원 성기수 원장
청담 쥬넥스 의원 성기수 원장

건강 검진 덕분에 여명이 늘어난 것도 다행이지만, 심각한 질환에 이르기 전에 미리 발견하여 조기에 치료하는 기회가 있다는 것은, 대한민국 국민이 누리는 정말 값진 혜택 가운데 하나라고 할 수 있다. 한편, 오래 살 수 있다는 점이 축복이라고 생각하던 시절에서, 준비되지 않은 노후는 재앙이 될 수 있다는 부담감이 더 늘어난 부분은, 약간의 우려와 함께 건강에 대한 관심을 더더욱 가지게 만든다고 하겠다. 그래서일까? 건강기능식품은 이미 광고지를 도배하고 있고, 아침방송은 어느 채널이건 할 것 없이 건강과 질환, 몸에 좋은 식품이나 기능성 의약품 등에 대한 이야기로 수많은 전문가와 경험가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꼬박꼬박 검진에 다녀오면서 이번에도 무사히 넘어가는가 하고 안도의 숨을 내쉬던 경험이 다들 있으리라. 혹시라도 생각하지 못한 무언가 덜컥 나올까 싶어 조바심이 나지 않을 수는 없지만, 그래도 검진 후 괜찮다는 얘기를 듣고 나면, ‘난 아직 괜찮아’ 하는 안도감에 자신감과 삶의 활력이 살아나곤 한다. 하지만, 검사는 다 정상이라는 데, 왜 봄날은 이리 힘들고 피곤하기만 한 걸까? 겨울 동안 추워서 움츠렸던 신체활동이 늘어나서 그런 걸까?

요즘은 기능의학이라고 하는 연구분야가 많은 인기가 있다고 한다. 수치나 검사 상 정상범위에 속하지만 뭔가 기능이 원할 하지 않다고 느끼는 많은 분들을 대상으로, 정상적인 수치 범위 안에 있지만, 그 정상 범위 안에서의 변동의 폭을 보거나, 신체 활동을 조절하는 자율신경계의 기능적 균형이나 무기질과 같은 잘 알려지지 않은 대사물질들을 분석하여, 이를 의학적으로 개인의 흐름에 맞춰 재해석하는 분야를 말한다. 그래서 반복되는 검사에는 정상범위 안에 있더라도, 예전보다 수치가 많이 떨어져 있거나 혹은 상승하거나, 또는 다른 분석적 방법으로 균형이 잘 맞는지 등을 분석하는, 말 그대로 병이라고 하기엔 이르지만, 아직 미병(未病)이라고 하는 상황을 미리 찾아봐 준다는 의미로 볼 수 있겠다. 질환에 이행하기 전(前)단계라고도 볼 수 있고, 현대의학에서 질환이라고 규정하기에는 한계가 있지만, 말 그대로 본인 스스로는 원활하지 못하다고 느끼는 상태를 연구하는 분야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연구 분야가 늘어난다는 점 또한 건강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연구하는 수요도 늘어나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는 세월이 아무리 흘러도 우리는 보다 젊고 건강하고 활력이 가득한 삶을 원하고 있고, 나이가 들어도 마음은 청춘이라는 구호아래, 오늘도 세월의 흔적을 인정하려 않는지도 모르겠다. 분명 현대인은 과거에 비해 더 많이 움직이고, 더 많이 보고 듣고 활동하고, 더 많이 만나고, 더 많은 시간을 활동하는 것은 분명하다. 비록 더 잘 먹고 영양균형도 더 좋고, 신체 건강도 더 나아진 것은 분명하지만, 나이와 상관없이 더 활동을 많이 하고 있고, 신체를 더 많이 움직이며, 두뇌활동은 훨씬 더 많다는 사실을 간혹 잊고 지내곤 한다. 사실 괜시리 피곤한 것이 아니라,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의 반증이 아닐까 생각해 볼 일이다. 피곤하다는 사실이 신체의 이상을 나타내 주는 신호일 수도 있겠지만, 특별한 이상이 없다면, 내가 잘 활동하고 있구나 하는 결과일 수도 있을 것이다. 골프 마치고 집에 들어오면, 기분 좋은 나른함 같은 걸 느낄 수 있듯이. 줄기세포 시술을 받으시는 많은 분들이, 사실은 특별한 건강문제가 있어서 방문하시기 보다는, 보다 건강하게 장년을 보내고 싶은 소망에 문의하시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효과가 잘 나타나지 않는 것 같다고 얘기하시는 분들이 더러 있으신 데, 그건 건강할수록 드러나는 부분이 적고, 부실한 부분이 많았던 분은 효과가 더 많이 느끼신다고 응수해 드리면 환하게 웃곤 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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