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사람만 병원에 가야하는 걸까? 아프지 않으면 건강검진 외에는 병원 갈 일이 없을까? 또는 아프지 않으면 나는 정말로 이상이 없는 걸까? 아프지 않은 사람이 병원이 갈 일은 정말 없는 걸까? 이 물음에 시원하게 대답해 줄 사람은 아마 거의 없을 것이다. 신체의 세포 활동은, 재생과 사멸, 그리고 기능변화를 반복하면서 우리의 신체기능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기에, 단순하게 한 순간에 이상이 없다고 하여 계속 이상이 없다는 것도 아니고, 어느 순간 기능에 애로가 있다가 회복하기도 하고, 또는 회복을 못하여 장애나 우유증으로 남기도 하는, 다분히 역동적인 기관이 우리 신체이기 때문이다. 마치 걸음을 걸을 때, 계속 불안정한 상태를 반복하면서 안정된 보행을 유지하는 이치와 비슷한 감이 있다. 그래서, 늘상 보는 피부도 사실은 1개월 정도의 시간이 지나면서 늘 새로운 조직으로 재생되어 나타난다는 것도, 보기엔 그대로인 것 같지만, 사실은 늘 변화의 중심에 있다는 것이다.
이런 변화의 중심에 중간엽 줄기세포(Mesenchymal Stem cells, MSCs)가 있다. 골수조직에서 흔하게 보이는 혈액줄기세포(Hematopoietic stem cells)는 혈구를 재생하는 역할을 하는데 반해, 중간엽 줄기세포(MSCs)는 신체 각종 장기나 조직의 재생과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흔히 줄기세포 시술을 받았다고 하는 것은, 대부분 MSC를 말하는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 면역세포 또는 NK세포와 혼돈하는 분들도 간혹 보게 되는데, 이는 혈액 내에 존재하는 면역세포나 NK세포만을 선별하여 배양해서, 신체에 투여하는 것으로, 말 그대로 면역력 강화 혹은 말기 암 환자분들의 면역증강 등의 목적으로 시술하는 것으로, MSC와는 다르기에 줄기세포라고 하지는 않는다.
세월이 가면서 신체 기능이 떨어지게 되지만, 노화와 재생의 속도는 개인차이가 많고, 어떤 분은 나이가 많아도 젊음을 잘 유지하고 있는 반면, 피로감이나 퇴행성 변화가 많이 나타나서 비슷한 나이보다 더 늙어 보이거나 허약해 보이는 경우도 보게 된다.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아봐도 특별한 질환이 있는 것도 아니라고 하는데, 만성적인 피로감이나 신체 허약 혹은 이에 따르는 우울감이나 기억력 감소, 건망증 등의 불특정한 애로들을 호소하게 된다. 중간엽 줄기세포가 재생과 복원, 염증 감소 등의 효과와 신체에 특별한 부작용이 거의 없다고 알려지면서, 이렇게 막연한 불편함에 줄기세포 시술을 문의해 오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중간엽 줄기세포는 다양한 세포로 분화할 수 있고, 스스로 복제하는 기능이 있기에, 신체 내에서도 이러한 조직 재생이나 복원 기능이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되지만, 아직은 분명한 임상 연구자료는 그리 많지 않은 실정이다. 물론 가까운 미래에 이러한 줄기세포들의 효과나 기능을 좀 더 자세하게 밝혀지겠지만, 현재로서는 특정 질환에 대한 연구자료들을 참고로 짐작하는 정도라고 보겠다. 그래서, 미용이나 항노화 등의 목적으로 중간엽 줄기세포가 많이 시술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충분한 숫자의 세포를 이용해서 시술하는 정도의 노력과, 시술에 따른 의학적 주의 사항을 잘 준비하고, 개인의 신체 상황에 따라 적절한 시술 방법을 상의하는 것이 좋을 것이며, 너무 막연한 기대나 만병통치약 같은 기대는 주의하는 편이 좋겠다고 할 수 있다. 특별한 질환이나 심각한 장애가 없으신 건강하신 분들이 오히려, 이런 시술을 더 찾는 경향이 있어서, 한편으로는 아이러니 하기도 하지만, 역시 건강은 건강할 때 챙기는 분이 더욱 건강을 잘 유지하는구나 하는 생각을 더욱 들게 한다. 조금씩 퇴행성 변화를 겪는 신체를 미리미리 조금씩 보충해 준다는 의도가 아닐까 하는 느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