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4월 20일은 전 세계가 장애인의 권리와 복지를 되새기며, 포용적인 사회를 향한 고민을 함께 나누는 장애인의 날이다. 이 날은 단순히 장애인에 대한 인식 개선의 기회를 넘어, 우리 사회가 얼마나 포용적이며, 모든 구성원이 동등하게 참여하고 있는지를 성찰하는 중요한 시점이라고 할 수 있다.우리나라에서도 장애인의 날은 다양한 행사와 캠페인을 통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고 이해를 넓히는 기회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장애인들이 일상에서 겪는 물리적, 사회적 장벽은 큰 도전과제로 남아있는 상황이다.장애
정월 초하루, 일출을 보기 위해서 봉길해수욕장에 갔다. 어둑새벽 위로 희미하게 빛이 밝아오면서 대왕암의 모습이 드러나고 눈으로 볼 수 있는 거리가 점점 넓어지는 순간, 누가 먼저라 할 것 없이 함성이 쏟아진다. 바다 끝에서 신비의 생명이 솟아올랐다. 현장에 있던 많은 사람이 수평선 너머에서 떠오르는 일출의 장엄함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얼마간 침묵이 흐른 뒤 사람들이 하나둘 해변에서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나는 관광객이 떠난 자리를 천천히 걸었다. 육지의 시작이며 바다의 시작이고, 육지의 끝이며 바다의 끝이기도 한 해변에서 아직 가시
흔히 청춘을 봄이라는 계절에 빗대곤 하는데, 인생의 황금기를 지나 서서히 나이 들어 가는 세대는 가을이라 할 수 있을까? 50대를 정점으로 인생의 황금기를 누린다고 본다면, 60대나 70대는 느긋한 가을의 날씨와 같이, 성숙되고 성과를 나누면서 넉넉한 시간이 있는 추석과 같은 삶이 이어지는 시기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말이 있듯이, 추석과 같은 넉넉함과 여유는, 봄바람의 사무침과 여름 더위의 강렬함을 이기고, 이제서야 고개 들어 삶을 돌아보는 가을이라는 계절이기에, 더욱 값지고 보람
아이들은 자주 넘어지지만 별로 다치지 않는다. 왜 그럴까? 몸의 유연함이 범퍼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사실은 우리도 모두 그러했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몸은 그런 유연함을 잃고 조금씩 딱딱하게 굳어진다. 더 큰 문제는 생각도 그렇게 굳어간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하여 미국 미시간대학교 조직행동학 교수 수잔 애쉬포드(Susan Ashford)의 역작 『유연함의 힘(The Power of Flexing)』(2021)은 우리의 삶과 일에 대해 몇 가지 관점을 반추하게 한다.첫째, 경험의 함의에 대한 관점이다. 우리는 대부분 “경험이 최고
‘춘래春來 불춘래不來春’라는 말이 있다. 이는 ‘봄이 왔으나 봄이 아니다.’라는 뜻이다. 혹독한 겨울을 보내면 만물이 새싹을 틔워야 하지만 꽃샘추위로 세상만사가 뜻대로 되지 않을 때 인용하는 말이다.봄꽃들이 흐드러지게 피는 우리나라의 4월은 역사적으로 얼룩진 달이다. 1948년 4월 3일에 발생한 '제주 4·3사건’은 제주도에서 발생한 남로당 무장대와 토벌대 간의 무력 충돌과 토벌대의 진압 과정에서 다수의 주민이 희생당한 사건이었다. 1960년 04월 19일에 일어난 ‘4·19 혁명’은 학생이 중심세력이 되어 일으킨 민주주의 혁명이
의대 증원을 반대하는 의사들이 사직하고 병원을 떠나고 있다. 그들은 본인들과 충분히 협의하지 않은 의료 개혁에 동의할 수 없다며 진료 거부가 더 나은 세상을 위해 필요하다는 유아독존 주장을 하고 있다. 정부는 그러한 의사들의 주장을 반박하며 각종 통계 수치와 관련 자료를 꺼내 들고 있다. 의사 증원이 필요한 이유와 절차를 충분히 제시했다며, 정당한 이유 없는 의료 중단은 불법 행위라고 사법 처리를 예고하고 있다.임현택 차기 대한의사협회장 당선인은 지난 3월 28일 기자들과 간담회에서 “전공의나 학생, 교수 중 한 사람이라도 다치면
아픈 마음 어루만지듯 밤새도록 비가 내립니다. 조금만 지나면 쉽게 잊을 거라 생각했는데 벌써 몇 시간이 지나고 있습니다. 아쉬운 인연을 맺게 된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곰곰이 생각해 봅니다.늦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8월 마지막 날, 왕방산 골짜기에서 ‘금강초롱’ 당신을 처음 보았을 때 내 가슴은 얼마나 뛰었는지 모릅니다. 당신이 이곳까지 찾아와서 꽃을 피우리라고는 상상을 못했으니까요. 강원도 깊은 산속에서 신선처럼 살아가는 당신이 여기까지 내려왔다는 사실은 야생화에 대한 나의 상식을 정면으로 부정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나는 몇 번이고 당
명저들은 우리에게 오래도록 머릿속을 맴돌게 하는 그런 이야기를 들려준다. 십여 년 전 처음 읽었던 칼 세이건(Carl Sagan, 1934~1996)의 『코스모스(Cosmos)』(1980)도 예외가 아니다. 아직도 그 이야기가 머릿속에 생생하니… 그런데 그 울림의 이야기는 저 광대한 우주의 수많은 별에서 들려온 것이 아니라 고대 그리스 수학자 에라토스테네스(Eratosthenes) (BCE 276~194)의 아이디어에서 비롯된다. 그는 2,200여 년 전 변변한 장비도 없이 궁금증과 상상력에 힘입어 인류 역사상 최초로 지구 둘레의
NYT(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로스 다우서트는 ‘한국은 소멸하는가’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한국은 선진국 인구 감소 문제에서 두드러진 사례 연구 대상”이라며 0.7명으로 줄어든 한국의 합계출산율을 소개했다. 다우서트는 “우리나라의 인구 감소가 중세 유럽의 흑사병 창궐 당시보다 심각한 수준이라고 경고하며 이 같은 인구 감소는 14세기 흑사병의 인구 감소를 능가할것이라고” 경고했다. 칼럼에서 한국의 심각한 저출산이 병역 자원 부족과 경제 쇠퇴, 도시 황폐화, 지역 갈등, 장애인, 노약자 등 사회적 약자 방치 등 수많은 경제 사회적 문제를
강남 도심 국제업무지구에 건립될 초고층 랜드마크 GBC 건물은 전 국민의 자긍심이요. 이 시대 최고의 기술력과 부의 상징이다.그러나 국내 1위요. 세계 5위 랜드마크 마천루가 사라질 위기에 처해있어 그 문제와 대책 그리고 시행기업에 재고를 간곡히 요청한다.도대체 무슨 이유로 근 10년간 전국 최고인 마천루의 꿈과 위상을 전국에 요란하게 대민홍보했던 현대차가 돌변하여 저층 다동으로 변경하겠다는 것인지 속사정을 보자.사실 이 불길한 소문은 4년 전 착공 후부터 왕왕 들려와 절망감과 배신감이 교차하여 본인은 언론 기고와 시정질문 및 주민
비타민 한두가지 복용하지 않는 분들이 거의 없지만, 사실 신체에 큰 부담이나 부작용 없이 일상 생활에서 누구나 쉽게 가볍게 이용하는 가장 흔하면서 유용한 부분이 비타민이라고 할 수 있다. 비타민이 부족하면 신체에 여러 질환을 방어해 주는 기능이 떨어지면서 질환에 이르기도 하지만, 수용성 비타민의 경우에는 과한 경우에도 신체에 무리가 되는 부작용을 낳지 않으면서 늘 유용하게 섭취할 수 있으므로 참으로 요긴하다고 할 수 있다. 최근 들어 이러한 비타민에 만족하지 못하고 여러가지 건강기능식품들이 등장하고 있긴 하지만, 비타민만큼 가깝고
우리의 산과 들에는 봄을 알리는 꽃이 다양하다. 겨울꽃 동백이 하나둘 목을 꺾으면 2월 말부터 3월 초에 매화가 핀다. 매화는 봄을 알리는 꽃 중에서도 가장 이르게 개화하는 꽃으로 맑은 향기와 청아하고 고결한 자세로 봄소식을 전한다. 매화는 가난하여도 ‘향기를 파는 일이 없다’는 맑고 지조 높은 자존심을 우리에게 심어주었다.목련은 종류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보통 3월 10일 이후에 핀다. 초봄을 장식하는 목련은 우리나라 산에서 자생하지만, 외국에서 들여온 백목련도 있다. 백목련은 목련과 함께 흰 옥돌과 같은 깨끗한 모습으로 보는 이
“힘든 일은 피하는 MZ세대” 라는 말을 보고는 곰곰히 생각해 보게 된다. 그게 그리 MZ세대만의 일일까? 혹자는 우리가 젊을 때는 어쩌구 하면서 힘든 일을 마다하지 않았던 시절 이야기를 꺼집어 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당시에도 힘들이 않은 일이 있다면 당연히 그쪽을 먼저 선택했을 거라는 생각은 틀림이 없을 거라고 본다. 인간이라는 생명체는 스스로를 보호하고 잘 유지하면서 최대한의 행복을 누리고자 하는 기본적인 욕망이랄까 본능에 기초하고 있다는 사실을 피할 수는 없을 것이다.그런 기초 위에서 생각해 본다면, 요즘의 젊은 세대는
살품을 파고드는 소소리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하고 하늘 막아선 구름 가장자리로 고개 내민 엷은 햇살이 웃음 짓던 날, 초등학교 동창 B에게서 전화가 왔다. 그와 나 사이엔 얼추 50년도 넘게 시간이 흐른 것 같은데, 오랜만에 들어 본 목소리가 무척 반가웠다. 사실은 나도 그에 관해 궁금한 게 많이 있었던 터라 곧바로 만날 약속을 했다. 일주일쯤 지나서 그와 만나기로 한 약속 장소에 나갔다. 정한 시간이 한참 지났는데도 그가 보이지 않아 전화를 해보니 한 자리 건넌 자리에서 그가 전화를 받는다. 나는 깜짝 놀랐다. 내 기억 속에 남아있
과거 정책 실패를 거울삼아 국민 주거안정의 새희망과 재도약을 약속하며 출범했던 현 정부 부동산정책도 벌써 3년째로 그간의 정책 기조와 추진계획 및 실적 등 성과를 냉철하게 재고 후 대응책을 논해보고자 한다.정책추진을 위해 발표했던 계획 및 대책의 골자는 정비사업의 규제완화와 공급확대가 핵심으로 임기 초 8.16과 작년 1.3대책 그리고 금년 1.10 부동산 대책이다.주요 내용과 목표 방향은 임기내 5년간 전 정부보다 13만호가 많은 270만호(서울 50만호) 새 주택 공급이다.주택시장을 민간 주도로 정비사업 규제완화를 통한 도심지
우리는 대부분 관용의 보편적 가치에 대해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하지 않을까 한다. 하지만 역사에는 관용의 그 보편적 가치에 반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권위 이면에 불관용(不寬容)이나 독선의 민낯을 숨기고 있는 예도 없지 않다. 슈테판 츠바이크(Stefan Zweig)의 『다른 의견을 가질 권리(The Right to Heresy)』(1936)는 우리에게 관용의 함의를 한번 더 되돌아보게 한다.이 책의 독일어판 표제 『칼뱅에 맞선 카스텔리오, 또는 폭력에 대항한 양심』에 드러난 것처럼 츠바이크는 역사의 어둠 속에서 인문주의자 세바스티안
“공짜 점심은 없다”라는 말이 있다. 누군가 공짜 혜택을 본다면 그 뒤에선 누군가 반드시 그에 상응하는 값을 치러야 한다는 의미이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지난달 1월 18일 정강정책위원장 자격으로 발표한 정책 공약에서 “표가 떨어지는 얘기라도 올바른 얘기를 하겠다. 노년층 도시철도 무료 이용 폐지는 굉장히 논쟁적일 수 있지만 대한민국에 꼭 필요한 변화”라고 말하며 65세 이상에게 제공되는 지하철 무상 이용 혜택을 폐지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했다. 이 대표는 현재의 무제한 노인 무임승차제도는 폐지하는 대신 노인 1인당 연간 12만원의
겨울 축제라고 불리는 강원도 화천군 '산천어축제'가 지난 6일 개막됐다. 기간은 통상 한 달 정도 열리며, 보통 200톤의 산천어가 축제를 위해 투입된다. 이 축제에 대해 동물권 단체들은 동물 학대라며, 매년 성토한다. 반면 어류에까지 동물권을 확대하는 것은 과도하다고 목청을 돋우는 사람들도 있다. 그들은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는 이런 축제는 불가피하다는 의견이다. 하지만 논란에도 우리나라 대표 축제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은 사실이다.23일간의 축제를 위해 전국 양식장에서 산천어 60만여 마리가 인공 번식으로 태어난다. 밀집
줄기세포 이야기에서 핵심은 바로 중간엽 줄기세포(Mesenchymal stem cell, MSC)이다. 조직 재생 기능과 자가분열을 하는 분화의 중간단계쯤 되는 세포라는 의미로, 실험환경에서 다양한 종류의 세포들로 분화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알려져 있고, 실제로 조직 재생이나 복원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 때문에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사람 신체의 대부분은, 뱃속 태아 때는 장기나 조직이 만들어지면서 개체로서 구성을 이루어 가는 시기라면, 태어나고 나서부터는 이 조직이나 장기들을 기능을 잘 유지하도록 보존 혹은
우리는 자칫 “미술이란 나의 삶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어떤 전문적인 영역의 재능을 가진 사람들만 하는 일이거나 먼 나라의 이야기”로 치부하지 않을까 한다. 하지만 조금만 생각해보면 미술은 우리의 삶과 불가분의 관계가 있다는 것이 곧 드러난다. 이를테면 우리가 살고 있는 집은 분명히 전문적인 미술가, 즉 건축 디자이너의 아이디어를 통해 구현된 것이지만 그 특정한 아이디어로 만들어진 집에 살기로 선택한 자는 바로 우리들 자신이니까. 우리는 모두 어떤 식이든 미술과 엮여 있다. 곰브리치(Ernst Hans Gombrich)의 『서양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