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수필집에 밥을 건네는 손이 되어 서로 정 나누고 다독이며, 세상에 선한 영향력이 미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또한, 예술 마당에서 예술적 감수성을 찾으며 위로와 치유를 경험했던 수필이 다수 실려 있지요. 꿈결처럼 여겨졌던 국내외 여행 후에 썼던 기행 수필도 펼쳤습니다. 푸른 지구가 병들지 않게 생명의 순환과 자연에 대한 경외심도 빠져서는 안 되겠지요.”

김혜숙 수필가의 『다시 태어나도 이 길을』은 한국현대수필 100년 100인 선집 〈수필로 그리는 자화상〉 9번째 책이다. 작가는 삼십 년 수필가의 인생길 동안 치열하고 꾸준한 창작활동으로 지금까지 7권의 수필집과 2권의 기념집을 출간하였다. 생애 마지막까지, 다시 태어나도 삶을 꽃피우는 문학의 길을 걷겠다는 김혜숙 작가가 선정한, 온기 넘치고 영혼이 따뜻해지는 작품들이 실려 있다.

1부 〈밥은 사랑이다〉에 실은 작품들은 작가가 말한 대로 “사람 냄새 풀풀 풍기는” 정 넘치는 글들이다. 굴곡진 우리의 삶을 선물처럼 받아들이겠다는 무한한 긍정을 담은 포근하고 너그러운 글에서는 좋은 기운이 퍼져 나온다. 편 편마다 깨달음 한 조각을 담은 글이 재미와 감동을 주는 것은 작가의 진솔한 마음 때문이다.

2부에는 “내게 고통과 슬픔이 찾아와도 그것도 내 인생이 아닌가. 뜨거운 영혼으로 삶과 예술을 일군 그들처럼 기꺼이 맞으리라.”라는 작가의 인생관과 예술관을 그린 작품들이 실려 있다. “고통 자체를 의미 있는 것으로 변화시키는 예술가는 위대하다. 고통 없는 삶이 어디 있겠는가. 에드바르트 뭉크나 프리다 칼로에게 닥친 고난과 시련은 그들의 예술을 위한 길이었고, 혈관이며 생명이었다. 그들은 위대한 예술을 위해 하나의 문이 닫히면 또 다른 문을 박차고 나가 삶을 변화시켰다. 결핍을 에너지로 바꿔 불후의 명작으로 변모시켰다. 더 이상 잃을 것 없어도 고통을 의미 있는 것으로 변화시키는 이들 예술가는 참으로 위대하다.”(「고통으로 빚은 예술」 중에서)

라는 예술이 주는 위로와 치유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작가로서의 새로운 꿈을 되새기기도 한다.

바다, 순천만, 숲, 나무, 해넘이와 해돋이, 해남 땅끝마을, 동백꽃, 충주 여행 등을 소재로 한 작가의 3부 〈생명의 땅으로〉 기행 수필은 저마다의 의미가 담긴 서정 넘치는 작품들이다.

4부 〈세계는 책 한 권〉의 작품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이라는 엘아떼네오서점(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책을 읽는다는 행위의 깊은 가치를, 페루의 잉카유적에서는 현재의 소중한 의미를, 이구아수폭포에서는 장엄한 대자연이 주는 자유의 메시지를 찾아내는 등, 우리 삶 어디에서나 긍정과 희망을 찾는 작가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저 : 김혜숙/ 출판사 : 북랜드

1996년 『한국수필』 등단
(사)한국수필가협회 부이사장
한국수필작가회 회장
(사)한국문인협회 이사
(사)한국여성문학인회 이사
백미문학회 회장 역임
국제펜한국본부 회원
문학의집·서울 회원
*수상: 박종화 문학상, 한국수필문학상
*저서: 『젊어지는 샘물』 『인연의 굴레 사랑의 고리』 『지금도 나는 초록빛으로 산다』 『나는 늘 여행을 꿈꾼다』 『먼 길 되돌아오신 당신』 『밥 잘 사주는 남자』 『밥은 먹고 다니냐』 『손해 본 듯 살아라(추모집)』 『김득평 서예집 그리고 가족나무(기념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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