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3회 포스터
103회 포스터

 올해로 창단 27년을 맞이하는 강남심포니오케스트라의 제103회 정기연주회가 지난 21일, 관객 1,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성황리에 개최되었다. 세계적인 작곡가와 명곡, 그리고 스페셜리스트가 함께 하는 강남문화재단(이사장 이자연)의 ‘2024년 마스터피스 시리즈’로 기획되는 이번 공연은 지휘자 정치용(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명예교수)과 클라리네티스트 조인혁(한양대학교 관현악과 교수)이 함께 호흡을 맞추며 유려한 선율과 웅장한 오케스트레이션을 선사했다.

뛰어난 바톤 테크닉과 깊이 있고 통찰력 있는 지휘를 통해 국내 최정상급 지휘자로 평가받는 정치용은 보헤미안의 풍부한 감성이 물씬 묻어나는 드보르작의 ‘스케르초 카프리치오소’로 이날 공연의 문을 열었으며, 흥겹고 경쾌한 리듬 위에 짜임새 있는 강남심포니오케스트라의 금관 앙상블이 돋보이는 연주를 선보였다.

뒤이어, 195:1의 오디션 경쟁률을 뚫고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오케스트라’의 클라리넷 종신수석 주자로 활동한 조인혁의 협연으로 모차르트의 ‘클라리넷 협주곡’이 이어졌으며, 유럽과 미국을 누비며 국제적으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조인혁은 넓은 음역과 화려하고 다양한 음색을 지닌 클라리넷의 진가를 마음껏 드러낸 가운데, 특히 2악장 중간 부분에서 모든 관객을 숨죽이게 했던 여린 피아노시모 연주는 가히 압권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2부 공연에서는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교향시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가 장엄하게 펼쳐지며 이 날 공연의 정점을 찍었다. 스탠리 큐브릭의 걸작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의 오프닝 OST로도 유명한 이 곡은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Friedrich Nietzsche)의 동명 저작에 영감을 받은 슈트라우스가 인류의 기원과 발전의 여러 양상을 음악을 통해 전하고자 작곡한 곡으로, 이날 연주에서는 웅장한 트럼펫 도입부로 시작해 오케스트라의 거대한 앙상블로 공연장을 가득 채웠으며, 짜라투스트라가 자신을 얽매고 있던 굴레를 벗어던지고 진정한 초인으로 거듭날 때의 가슴 벅찬 감동을 웅장한 음악으로 관객들에게 전하는 대미를 장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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