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 쥬넥스 의원 성기수 원장
청담 쥬넥스 의원 성기수 원장

나이가 든다는 사실과 태어나 젊은 시절을 보내겠지만, 중년 이후에는 서서히 노화로 이르게 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이는 없을 것인데, 삶의 어떤 시기를 기준으로 생각해보면, 어떤 때는 빨리 나이가 들어 보이기를 바라던 시절이 있었던 반면에, 그 시기를 지나면서부터는 오히려 나이보다 젊어 보이기를 희망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이 정점에 이르는 시기를 대개 50대라고 보는 견해가 많은 것 같다. 인생 100세 시대를 살아가다보니, 하루로 따지면 해가 중천에 솟아 있는 점심 무렵이 가장 햇살이 강하다고 본다면, 삶 또한 50대 무렵이 가장 활기찬 시기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 아닌가 싶다. 시간의 개념에서 본다면 흐르는 시간을 멈출 수가 없으니, 나이가 들어간다는 사실을 외면할 수 없겠지만, 삶의 질곡에서 본다면, 그래도 신체 기능을 잘 유지하고 밝고 건강한 모습으로 살아가고 싶은 욕망은 단순하게 욕심으로 생각하기엔 무리가 있을 것이다. 그래서 나이가 든다는 사실과 나의 삶이 늙어간다는 사실은 다소간의 세월의 느낌이 다를 수밖에 없고, 거부하기 싫은 사실을 내버려 두기 보다는, 보다 적극적으로 활기차고 행복한 시간들을 더 만들어 내고자 하는 노력들은, 삶의 또 다른 의미이기도 할 것이다.

세포들은 영생할 수가 없기에, 조직과 장기를 만들어 내는 뱃속 시절이 지나 건강한 신체로 태어나는 순간부터, 각 장기와 신체 조직들은 나름의 삶의 곡선을 각자 별도로 경험하면서 살게 되면서, 어린 세포들이 이미 힘이 빠져버린 세포들을 대신해 가면서 살아가게 된다. 인간이라는 신체 하나를 구성하지만, 사실 각 구성원 별로 다소간 차이가 있는 삶을 산다는 의미와 비슷하게 볼 수 있다. 그래서, 오랜 세월이 흘러 무릎 관절이 닿아 힘을 잃어도, 간에 붙어 있는 어린 세포들이 무릎으로 가서 힘을 도와주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게 된다. 폐가 기운을 잃어도 배 속 가득한 지방조직 안에 쉬고 있는 어린 줄기세포들이 스스로 폐 조직으로 옮겨 가서 폐 조직을 되살리는 경우를 기대하기가 힘든 것이다. 이렇게 신체가 퇴행성 변화를 겪기 시작하면서, 노화 라는 과정을 통해 세포들의 활동성을 다소 줄여 나가는 것이, 장수에 유익하다는 견해도 있지만, 어느 정도의 기능 감소는 세월의 흔적이니 받아들인다고 하더라도, 노화라고 할 정도로 기능에 차질을 가져오는 퇴행성 변화에 이르는 것은 누구나 그리 반가운 일은 아닐 것이다. 이는 나이듦을 숙명으로 받아들이는 마음가짐과는 다른 부분으로, 너무 늦기 전에, 그것도 어느 정도 삶의 재미와 흥미가 살아 있는 시절에, 좀 더 풍요롭고 건강한 삶의 느낌을 유지하고자 하는 소망은 누구나 다를 바 없을 것이다. 이런 한가운데 조명을 받고 있는 의학분야가 바로 기능의학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미병(未病), 즉 아직 질환이라는 심각한 상태에 이르기 전에, 신체 기능의 변화를 미리 감지하고, 초반에 잘 확인해서 조정해 주면, 나중에 큰 병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줄이고, 설사 발병하더라도 잘 견디거나 이겨내도록 미리 조치하는 영역의 의학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퇴행성 변화를 무조건 악화될 때까지 기다려 수술할 것이 아니라, 미리 발견하고 약간의 조치나 변화를 통해 좀 더 오랫동안 기능손실을 방지하고 건강하고 활동적인 삶의 형태를 간직하고자 하는 접근이라고 하겠다. 아직은 연구분야가 너무 폭넓고, 결과들도 제한적이긴 하나, 삶의 모습을 잘 간직하고자 하는 인간의 소망을 가장 잘 표현하는 분야가 아닌가 한다. 신체활동을 잘 유지하도록 하는 체조나 각종 비타민 등을 복용하는 경우, 혹은 줄기세포 등과 같은 활동이 잘 유지되는 세포들을 이용하는 방법도 그런 일부의 노력들로 이해할 수 있다. 개인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신체의 퇴행성 변화는 장기마다 다르게 나타나게 되고, 피부나 두피, 관절, 간이나 폐 건강 등도 서로 변화의 폭은 다르게 나타나기에, 건강한 부분은 잘 유지하고, 부족한 부분들은 잘 보완해서, 나이가 들더라도 삶을 잘 유지하는 모습은, 세월을 슬기롭게 견디어 가는 비결이기도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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